학생에 밥사주니 “거지 취급하냐”… 막가는 학부모, 교사에게 피해보상까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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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가하고 있는 학부모의 교권침해 행위에 대해 전문가들은 "학부모가 무한경쟁 사회의 스트레스 속 불완전 양육에 대한 죄책감을 교사에게 투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30·40대가 대다수인 학부모들이 학창시절 접한 교사상 등 세대적 특징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학부모의 교권침해 행위와 관련해 교사의 행동 등 외부적 요인뿐 아니라 학부모의 내부적 요인에도 뿌리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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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서 다쳤다고 교사에게
“우리애 차로 매일 등교시켜라”
교총공개 ‘학부모 민폭’ 황당
전문가 “양육 죄책감 화풀이”
공교육 불신 3040특성 영향도
최근 증가하고 있는 학부모의 교권침해 행위에 대해 전문가들은 “학부모가 무한경쟁 사회의 스트레스 속 불완전 양육에 대한 죄책감을 교사에게 투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30·40대가 대다수인 학부모들이 학창시절 접한 교사상 등 세대적 특징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3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공개한 학부모 악성 민원 사례에 따르면,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체험학습 중 간식을 사 먹을 돈이 없다고 한 학생에게 밥을 사줬다가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학부모는 “아이를 거지 취급했다”면서 교사의 사과와 함께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요청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실 내에서 자기 발에 걸려 넘어져 다친 학생의 등교를 교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학부모의 요구도 있었다. 학부모는 “교사가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했다”며 매일 아침 등교 시간에 집 앞까지 교사가 아이를 데리러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 초등학교에서는 상담 과정에서 교사에게 “우리 애 생각해서 해 달라”며 카드 가입 신청서 작성을 요구한 학부모, 인천 초등학교에서는 돈을 빌린 사채업자에게 교사 번호를 건네 독촉 및 협박 전화가 교사에게 오도록 한 학부모 등의 ‘황당 사례’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학부모의 교권침해 행위와 관련해 교사의 행동 등 외부적 요인뿐 아니라 학부모의 내부적 요인에도 뿌리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는 “부모들이 불완전한 육아에 대한 죄책감을 교사한테 투사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성숙한 부모일수록 교사의 부족한 면을 포용할 수 있는 반면, 자신이 자녀 양육에 있어 불완전하다고 생각하는 부모일수록 교사가 결핍을 채워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초조함을 교사한테 푸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 한 자녀 가족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한 명뿐인 자녀에 대해 완벽주의적 양육 성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30·40대가 대다수인 학부모 세대가 1980∼1990년대 교사·학교와 관련한 부정적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어 공교육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갖고 있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교육계에 따르면 교사에 의한 체벌 및 촌지 요구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하고 이것이 학생 인권운동으로 확장된 것은 1990년대부터다. 하 이사는 “지금의 학부모들이 교사 자체를 가해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아이를 교사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기저에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교사가 교육에 대한 진정성 없이 외부 요인에 의해 행동할 것이라는 근본적인 불신이 학부모에게 내재해 있어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과하게 교사 탓, 학교 탓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3일 교육부는 지난달 5∼9일 학부모 14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14.7%는 ‘학교교육, 교원에 대한 학생 및 보호자의 불신’을, 10.3%는 ‘학생 및 보호자 등의 개별 특성 및 문제행동’을 교권침해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인지현·이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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