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우유 ‘1ℓ= 3000원 시대’… 밀크플레이션 현실화

김호준 기자 2023. 8. 3. 11: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파르게 치솟던 가공식품, 외식 물가가 한풀 꺾였지만 우유와 분유,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오는 10월부터는 유제품의 원료인 원유(原乳) 공급 가격이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를 예정이어서 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는 10월부터는 원유 공급 가격이 오르면서 유제품 가격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제품 가격의 상승세는 최근 안정세로 돌아선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와 대조적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10월 원유값 ℓ당 87~88원↑
지난달 우유 가격상승률 9.3%
아이스크림 10%·치즈 20%대
정부 “유제품값 안 올린 업체,
가공유 구입비 지원확대 검토”

가파르게 치솟던 가공식품, 외식 물가가 한풀 꺾였지만 우유와 분유,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오는 10월부터는 유제품의 원료인 원유(原乳) 공급 가격이 10년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를 예정이어서 유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통계청 국가포털자료에 따르면 유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우유 물가상승률은 9.3%로 지난 2014년 8월 11.4%를 기록한 이후 약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달(9.0%)과 비교해도 0.3%포인트 올랐다. 분유도 물가상승률이 8.1%로 지난 2020년 10월 8.8%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아이스크림(10.7%) 물가상승률도 전달(9.4%)보다 증가했고 치즈(20.5%), 발효유(13.7%) 등 품목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오는 10월부터는 원유 공급 가격이 오르면서 유제품 가격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낙농계와 유업계로 꾸려진 낙농진흥회는 10월 1일부터 음용유용 원유 공급 가격을 ℓ당 88원, 가공유용 원유 가격은 ℓ당 87원 올리기로 합의했다. 이는 지난 2013년 ℓ당 106원 인상 이후 10년 만의 최대 폭이다. 이에 소비자들이 주로 구매하는 1000㎖ 또는 900㎖ 용량의 흰 우유 가격이 30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ℓ당 49원 올랐을 때도 유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린 바 있다.

유제품 가격의 상승세는 최근 안정세로 돌아선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와 대조적이다. 실제 지난달 밀가루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6%로 전달(1.4%) 대비 0.8%포인트 낮아졌다. 밀가루 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22.3%) 이후 6개월 연속 내림세다. 정부가 직접 가격 안정 협조를 당부한 라면도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10.0%로 전달(13.4%) 대비 3.4%포인트 하락했다. 이 밖에도 빵(8.1%), 부침 가루(3.4%) 등 다른 가공식품들의 물가상승률도 전달 대비 낮아졌다. 외식 물가도 안정 조짐을 보인다. 지난달 전체 외식 물가상승률은 5.9%로 지난해 2월(6.2%)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9개 주요 외식 품목 중 물가상승률이 전달보다 커진 품목은 생선 초밥, 스테이크, 햄버거, 피자, 도시락, 기타 음료 등 6종에 불과했다.

이에 정부는 유업계와 간담회를 잇달아 열고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유제품 가격을 높이지 않는 유업체에 대해서는 가공유 구입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업계 관계자는 “유제품 소비 감소와 물류비, 인건비 등 인상으로 원가 압박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