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마저 사라진 ‘無人 점포’… “코로나 특수 끝… 곳곳 폐업”

최준영 기자 2023. 8. 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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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특별한 맛이나 서비스는 기대할 수 없어 무인카페는 잘 찾지 않아요. 요즘 길에서 무인점포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폐업' 안내문을 붙인 곳들도 적지 않아 매장 운영이 만만치 않음을 느낍니다."

24시간 밀키트 무인점포를 운영하다 최근 폐업한 박모(40) 씨는 "폭염이 이어지는 요즘 같은 때에는 에어컨 가동으로 인한 전기료가 특히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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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업체 많은데 서비스 ‘전무’
CCTV비용·도난 등 부담 가중
무인 빨래방. 뉴시스

“제품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특별한 맛이나 서비스는 기대할 수 없어 무인카페는 잘 찾지 않아요. 요즘 길에서 무인점포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폐업’ 안내문을 붙인 곳들도 적지 않아 매장 운영이 만만치 않음을 느낍니다.”

2일 서울 영등포구 한 무인카페 근처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29) 씨는 “무인 문구점을 차렸다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폐업한 지인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방문한 무인카페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값이 1800원으로,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 비해 훨씬 저렴했다. 소비자가 메뉴를 선택해 카드 결제를 한 뒤, 직접 음료를 받는 방식이었다. 매장에는 손님 한 명만 자리를 지켰고, 드나드는 손님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인건비 경감과 24시간 영업 등을 내세운 각종 무인매장이 급증했지만 최근 경영 악화로 폐업하는 경우가 속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0년 말 전국에 약 500곳에 불과했던 무인 편의점은 최근 3300여 곳까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와 과자점, 문구점, 반찬가게, 카페 등도 길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아졌다. 하지만 한때 특수를 누렸던 이들 매장이 최근에는 불과 수개월 만에 문을 닫는 경우가 흔할 정도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0만 명 이상의 자영업자가 가입해 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폐업으로 인해 무인점포를 양도한다’는 게시글이 다수 게시돼 있었다. 글 작성자들은 대부분 다른 일 때문에 바쁘다거나 이사를 하게 됐다는 등을 폐업 사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영 부담이 컸을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 커뮤니티에도 “무인점포에 섣불리 도전했다가는 무조건 폐업한다” “월세와 전기세, 관리비, CCTV 비용, 세금, 도난·파손 비용 등을 고려하면 이익을 내기 쉽지 않다” 등 주의를 환기하는 글이 올라왔다.

24시간 밀키트 무인점포를 운영하다 최근 폐업한 박모(40) 씨는 “폭염이 이어지는 요즘 같은 때에는 에어컨 가동으로 인한 전기료가 특히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점포 운영을 고심했던 정모(34) 씨는 “무인 라면 가게 창업을 고려했는데, 실제 매장을 찾아보니 그릇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며 “창업이 상대적으로 쉽지만, 이후 매장 관리·운영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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