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나토 코앞'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항 공격…밀 가격 급등

신정은 2023. 8. 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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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의 곡물 수출항을 드론 공격으로 파괴하면서 식량 안보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러시아가 다뉴브강을 목표로 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통로 전체를 봉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파기 이후 9일 동안 26개 항구 시설과 민간 선박 5척, 곡물 저장시설 18만톤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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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측 "곡물 약 4만톤 소실"
밀 가격 장중 2.7% 급등했다가 진정
나토 회원국 루마니아 국경 지역 긴장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의 곡물 수출항을 드론 공격으로 파괴하면서 식량 안보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 공격으로 곡물 약 4만톤이 소실됐으며 국제 밀 가격이 치솟았다.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오데사주의 다뉴브강 항구 도시 이즈마일을 드론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 사령부는 이날 "적의 목표는 분명히 이 지역 항만 시설과 산업 인프라였다"고 밝혔다.

이란산 자폭 드론 '샤헤드'가 동원된 러시아 군의 공격으로 다뉴브강 인근의 곡물 저장고뿐 아니라 화물 터미널, 해운회사 등도 파손됐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밤사이 남부 지역에서 드론 11대를 격추했으며 전국에서 총 23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아프리카·중국·이스라엘로 향할 예정이었던 곡물 4만여톤이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7일 흑해 곡물협정을 파기한 후로 우크라이나의 곡물 저장 시설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다뉴브강 항구은 우크라이나가 곡물을 선적할 수 있는 유일하게 남은 통로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막히자 철도와 다뉴브강을 이용해 작은 선박으로 곡물을 수출해왔다. 러시아가 다뉴브강을 목표로 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통로 전체를 봉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파기 이후 9일 동안 26개 항구 시설과 민간 선박 5척, 곡물 저장시설 18만톤 등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세계는 대응해야 한다"며 "민간 항구가 목표물이 되고 테러리스트가 곡물 저장소까지 고의로 파괴하는 것은 모든 대륙의 모든 사람에게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2022년7월~2023년7월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경로. /사진=WSJ


세계 주요 곡물 공급국인 우크라이나의 수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밀 가격은 치솟았다. 이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은 장초반 2.7% 오른 부셸(약 27.2kg)당 6.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상슥폭을 줄여 6.4달러 선에 움직였다.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을 종료한 후 레니항 물류 시설을 공습했던 지난달 24일엔 밀 선물 가격이 장중 7.7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진정된 상태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의 흑해 곡물협정 파기로 인해 곡물가가 10%에서 최대 1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전 전 세계 밀 수출의 9%, 해바라기유의 40%를 담당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 및 중동, 아시아 국가의 식량 안보에 중요한 국가다. 

러시아가 이번에 공격한 다뉴브강은 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루마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러시아와 나토 사이 충돌 위험까지 커지고 있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의 긴장 고조가 흑해 지역 안보에 심각한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며 "러시아의 전쟁 범죄로 전 세계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식량을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튀르키예를 방문해 흑해곡물협정 재개를 논의할지도 관심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 통화했다. 튀르키예 측은 푸틴 대통령이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 측은 회담 준비를 한다고만 전했다. 방문일정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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