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위 ‘3호 혁신안’에 달린 운명…공천룰 건드리나

구민주 기자 2023. 8. 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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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혁신안 발표 임박…청년 공천 확대 등 담길 듯
“계파 갈등 커질 듯” “이미 신뢰 잃었다” 발표 전부터 ‘잡음’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6월20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혁신기구 1차 회의에서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뼈를 깎는 혁신을 외치며 시작했던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날로 당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발표하는 혁신안의 임팩트는 약한 데다 김 위원장의 '실언'까지 더해져 혁신위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혁신위가 '3호 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있어, 그 방향과 내용에 따라 혁신위의 운명이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출범해 이미 반환점을 돈 혁신위는 잇단 설화에 연일 발목이 잡혀 있다. 활동 시작부터 이어진 김은경 위원장의 발언 논란들이 모든 이슈를 잡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명 직후 "'돈 봉투 사건'이 검찰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 있다"고 발언해 혁신위의 중립성에 의심을 샀던 김 위원장은 초선 의원들을 '코로나19 학력저하 학생'에 비유하며 비판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최근 '노인 비하' 발언까지 추가하면서 논란의 정점을 찍었다.

갖은 잡음 속 혁신위에 대한 기대는 하락했고,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에 대한 권위도 덩달아 인정받지 못했다.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코인 사태' 속 최우선 목표로 삼았던 '도덕성 회복'조차 조금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앞서 혁신위가 1호 혁신안으로 내놓은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은 곧장 '정당한 영장청구'를 전제로 내걸면서 '반쪽짜리'에 머물렀다. 이어서 낸 2호 혁신안 '꼼수 탈당' 방지책 역시, 혁신위가 발표한 시기에 당 지도부가 부동산 투기 논란의 김홍걸 의원을 복당시키면서 빠르게 동력을 잃었다. 이러한 당의 결정에 혁신위는 침묵했다.

한 민주당 비명계 의원은 취재진에 "김은경 혁신위는 출발부터 중립성 면에서 기울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후 내놓은 혁신안마다 이렇게 반쪽짜리가 돼버리는데도 김 위원장은 '반쪽 쇄신도 좋다'는 입장이다. 그러니 무슨 기대가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혁신안, 어떤 내용으로 내든 불만 터질 것"

그런 가운데 혁신위가 내주 중 '3호 혁신안' 발표를 예고하고 있어 당과 혁신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 안에 대한 당 안팎의 반응이 흔들리는 혁신위의 존폐를 갈라놓을 거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취재 결과, 3호 혁신안은 내년 총선에서의 '청년 공천 확대'를 골자로 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비례대표 후보 공천에서 청년 몫을 늘리고 청년 문제에 비전을 가진 인재들을 활발히 영입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혁신위가 본격적으로 총선 공천에 대한 제안을 준비하고 있는 데 대해 벌써부터 비명계를 중심으로 불만과 불안감이 터져 나오고 있다. 혁신위가 공천룰을 손보는 과정에서 친명계와 강성 당원들의 목소리를 중점적으로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김 위원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쇄신이 필요하다면서 "당원 및 국민 제안의 다수를 차지하는 공천규칙, 대의원 제도 등도 다룰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당 일각에선 혁신위가 친명계에서 요구하는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금지' '현역의원 공천에 당원 평가 도입' '대의원제 폐지'를 제안할 거란 관측을 내놓았다. 친명 성향이 강한 당원 영향력을 키우고, 중진 비중이 높은 비명계 의원들을 공천에서 떨어트리기 위한 친명계의 움직임에 혁신위도 동조하고 있다는 게 비명계의 주장이다.

비명계에선 이미 혁신위가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도 지적한다. 현재 혁신위가 전국 순회 간담회를 하고 있는 만큼, 현장을 찾아 '대의원제 폐지' 등을 외치는 강성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비중있게 들을 수밖에 없을 거란 우려다.

이 때문에 혁신위의 이번 3호 혁신안 발표를 기점으로 계파 갈등이 한층 확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이 모든 잡음들이 근본적으로 혁신위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위가 이런 방향으로 안을 내든 저런 방향으로 안을 내든 어느 한 쪽은 반발할 것이고, 불만과 잡음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며 "당내에선 어느 쪽이든 이미 신뢰를 잃은 혁신위가 공천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에 대한 불편함과 불쾌감도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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