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객 공천[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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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얼마 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느닷없이 "(내년 총선에서 경기) 고양갑에 원 장관을 자객 공천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출마하느냐"고 물었다.
심 의원은 다른 자리에서도 "(원 장관이 출마한다면) 어금니 꽉 깨무시라, 많이 아프실 것"이라고 재차 겨눴다.
원 장관의 출마 예상지역이 10곳이 넘는다는데, 심 의원은 표적이 되기를 자청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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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얼마 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느닷없이 “(내년 총선에서 경기) 고양갑에 원 장관을 자객 공천한다는 보도가 있는데 출마하느냐”고 물었다. 심 의원은 다른 자리에서도 “(원 장관이 출마한다면) 어금니 꽉 깨무시라, 많이 아프실 것”이라고 재차 겨눴다. 원 장관의 출마 예상지역이 10곳이 넘는다는데, 심 의원은 표적이 되기를 자청하는 듯하다. 자객 공천은 상대 당의 특정 후보를 떨어뜨리려는 표적 공천을 뜻하는 언론 용어다. 통상 인물 대결 구도나 열세지역 보강 등 전체 선거 전략에 따라 다양한 전략 공천이 이뤄지는데, 그중에서도 표적 공천은 정치적 맥락의 차원이 다르다. 권력 유지·재창출, 아니면 균열·반격 측면에서 상대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정적 제거 의미가 들어 있다. 심상정-원희룡의 대결 구도가 누군가에게는 관심을 끌기 위해 필요한 ‘빅매치’일 수 있으나 권력 수준까지 거론할 만한 대진표는 아닐 듯싶다.
표적 공천의 대표 사례는 박정희-김대중(DJ) 대결이다. 1967년 대선에서 승리한 박정희는 여세를 몰아 제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의 3분의 2 이상 의석 확보를 노렸다. 3선 개헌을 염두에 뒀다는 게 정설이다. 박정희에게 사사건건 맞섰던 신민당 DJ는 목포 출마를 결심했다. 상대는 육군 소장 출신으로 5·16의 공신이자 체신부 장관을 지낸 거물 김병삼.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고향 진도를 포기하고 DJ와 대리전을 치러야 했다. 시중에는 ‘박정희가 김대중만 낙선되면 뭘 해도 좋다고 했다더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 박정희는 목포를 찾아 국무회의를 열어 발전 방안을 내놓았고, 유일하게 직접 지원유세도 했다. 관권 선거였다. 결과는 6500여 표 차, DJ의 승리였다. 표적 공천 실패의 후유증은 컸다. 박정희는 4년 뒤 대선에서 신민당 후보가 된 DJ와 맞닥뜨려야 했고, 이후로도 정치적 대척점에 서게 했다. DJ는 야당 총재 시절 선거유세 때면 기자들에게 이 사연을 여담처럼 들려주곤 했다.
여권에서 가장 호감도가 높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누가 알겠는가. 한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천 계양구을)에 출마할지. 그 정도는 돼야 표적 공천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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