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반응 엔리케 감독…이강인 아시안게임行은 안갯속

박대로 기자 2023. 8. 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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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이 병역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다음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려야 하는 가운데 루이스 엔리케 파리생제르맹 감독은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강인의 합류가 절실한 대한축구협회와 황선홍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전북현대와 친선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 아시안게임 차출에 관해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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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 "지금 현재로선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
아시안게임 1개월여 앞두고 협의 지지부진 우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생제르맹(PSG) 소속 이강인 선수와 루이스 엔리케(맨 오른쪽) 감독이 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훈련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3차전 PSG 대 전북 현대의 경기는 오는 3일 오후 5시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다. 2023.08.02.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이 병역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다음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려야 하는 가운데 루이스 엔리케 파리생제르맹 감독은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강인의 합류가 절실한 대한축구협회와 황선홍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전북현대와 친선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 아시안게임 차출에 관해 즉답을 피했다.

엔리케 감독은 "지금 현재로선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선수가 국제대회에 나갈 때에는 클럽에 공식적으로 요청을 하고 거기에 응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이 같은 답변을 감안할 때 이강인 차출을 위한 대한축구협회와 PSG 간 협의에는 아직 획기적인 진전이 없는 것으로 비쳐진다. 선수 운용 전반을 관장하는 감독이 일단 이강인 차출 가능성에 대해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은 만큼 자칫 PSG가 이강인을 놔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

황 감독 역시 PSG와 협의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우려되는 대목은 지난달 14일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명단이 발표된 후 보름여가 지났음에도 이강인 차출에 관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황 감독은 선수 명단 발표 당시 "이전 소속팀 마요르카와는 대회 관련 차출 조율이 끝난 상태였다. 하지만 이적이 급격하게 이뤄져 조율이 앞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이강인은 대회 참가가 확정적이지 않다. 이적한 지 얼마 안 돼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주도권도 PSG가 쥐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PSG에는 이강인을 차출해야 할 의무가 없다. PSG가 시즌 개막 직후인 다음달에 이강인을 내줄 수 없다고 버틸 경우 황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로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이강인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하면 대체복무를 하기 어려워진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이강인은 김천상무로 입대를 하지 않고 체육요원으로 편입돼 기초군사훈련 후 봉사활동을 병행하면서 프로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이 최종 불발되면 이강인은 내년 7월 파리올림픽에서 병역 혜택을 노려야 한다.

파리올림픽은 유럽 프로축구리그 시즌이 마무리된 후 열리기 때문에 이강인 차출에 걸림돌이 적은 편이다. 다만 올림픽은 아시안게임에 비해 참가팀들의 수준이 훨씬 높은 만큼 병역 혜택 기준인 동메달 이상을 따기는 쉽지 않다.

파리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못 따면 다음 대회인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나 2028 LA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메달을 노려볼 수는 있지만 먼 얘기다. 아니면 유럽을 떠나 K리그 국군체육부대 프로축구팀인 김천상무에서 뛰어야 한다.

물론 아시안게임 차출을 위한 협의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사실 PSG 역시 기대를 걸고 있는 이강인이 도중에 병역 의무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계약 관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구단으로서도 손해다.

지난 2일 부산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린 공개 훈련 행사에서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과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뛰어 스페인어가 유창한 이강인은 스페인 출신인 엔리케 감독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비교적 오랜 시간 동안 대화했다.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아울러 엔리케 감독이 말을 아꼈을 뿐 이미 대한축구협회와 PSG 구단 간에는 물밑에서 긍정적인 조율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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