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폰 무덤' 中 노리는 노태문…초고가 폴더블폰으로 반격 성공할까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폰 무덤'으로 불리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용 폴더블폰을 새로운 무기로 꺼내 들었다.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폰 시장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는 만큼, '폴더블폰 원조'로서의 자신감과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현지 소비자들을 끌어들인다는 각오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통신사 차이나텔레콤은 오는 10월쯤 삼성전자의 '심계천하(心系天下) W' 시리즈의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심계천하 W' 시리즈는 지난 2008년부터 차이나텔레콤과 삼성전자가 내놓는 초고급 스마트폰으로, 현지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 초고가 스마트폰 라인이다. 지난해 출시된 '심계천하 W23' 시리즈부터 대형(폴드형)과 소형(플립형) 두 모델로 출시됐고, 올해도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심계천하 라인의 수익금 일부를 중국 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전작인 '심계천하 W23' 모델도 지난해 10월 출시됐다. 출고가는 폴더형 버전 16GB 램과 512GB 내장 메모리 버전이 1만5천999위안(약 289만원), 플립형 버전 12GB 램과 512GB 내장 메모리 버전이 9천999위안(약 180만5천원)이었다.
'심계천하 W24'는 삼성전자가 최근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발표한 '갤럭시Z폴드5', '갤럭시Z플립5' 중국 버전과는 다소 다르게 출시된다. 스펙은 크게 바뀌진 않지만, 11V/2.25A 충전을 지원하는 충전기가 같이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폴드5', '플립5' 중국 버전은 이날 저녁 현지에서 발표 행사를 가진 후 정식 출시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심계천하 W24' 시리즈와 함께 '갤럭시Z5' 시리즈 중국 버전을 앞세워 올해는 현지에서 점유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 중국에서 20%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듬해부터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주게 됐고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 여러 중국업체가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기 시작하면서 존재감이 더욱 낮아졌다. 이 탓에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현재 1% 미만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아이폰'과 '갤럭시폰'의 디자인 기능을 차용해 내놓은 여러 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해 나갔다"며 "이를 두고 '카피캣'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이들은 결국 다수의 소비자 수요를 빼앗으며 점유율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2016년 발생한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중국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된 것이 치명타였다"며 "한 때 중국업체들과 가격 경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중저가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는 전략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방식은 수익성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노 사장은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중국에서 다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중국 경쟁사들이 당분간 따라잡기 어려운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으로 하드웨어 측면의 차별화 요소를 강화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노 사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갤럭시 언팩' 기자간담회에서 "폴더블폰 대중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시점에서 어느 지역도 중요하지 않은 곳은 없다고 본다"며 "중국, 인도, 미국 등은 모바일 시장에선 굉장히 중요한 곳으로, 중국에선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 맞춘 콘텐츠들을 '갤럭시 폴더블폰'에 최적화시켜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고 최근 어느 정도 성과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올해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시점에 맞춰 김빼기 전략에 돌입했는데, 원플러스의 경우 '갤럭시 언팩' 전날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다음달 선보일 예정인 폴더블폰 티저 영상을 공개해 '갤럭시Z5' 시리즈에 몰린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애썼다. 중국 레노버에 인수된 모토로라는 최근 '모토로라 레이저40'과 '레이저40 울트라' 등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놨고, 아너도 '갤럭시 언팩'에 앞서 일찌감치 신제품인 '매직V2'를 내놓고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중국 업체들이 잇따라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들면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도 고민 거리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45%를 기록했다. 2021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했다.
노 사장은 "어떤 특정 카테고리를 처음 만들어 운영할 때는 시장 점유율이 굉장히 높지만, 점점 에코 시스템화 되고 여러 경쟁사들이 진입하면서 점유율이 떨어지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시장 선도자로서 핵심 기술을 갖고 있고 소비자들의 니즈를 계속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만큼 앞으로도 폴더블폰 시장을 계속 이끌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선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전략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을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집중해 '턴어라운드'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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