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삼성, 加 AI 반도체 기업 '텐스토렌트'에 1억달러 투자

텐스토렌트가 현대차와 삼성 등으로부터 1억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사진 왼쪽)가 김흥수 현대차그룹 부사장, 마코 치사리 삼성전자 부사장과 기념 촬영했다.

캐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텐스토렌트가 현대차와 삼성 등으로부터 1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텐스토렌트는 중앙처리장치(CPU)계 거장으로 불리는 짐 켈러가 세운 스타트업이다. 자동차·가전·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기업과 협업해 주목된다. 앞서 LG전자와도 제휴한 바 있다.

텐스토렌트는 3일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카탈리스트펀드(SCF)가 주도하고 피델리티벤처스, 이클립스벤처스, 에픽캐피탈, 매버릭캐피탈이 참여한 1억달러 규모 펀딩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중 현대차가 5000만달러(약 642억원)을 투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텐스토렌트는 2016년 설립된 AI 반도체 회사다. AMD에서 젠(Zen) 아키텍처를 개발했고 애플과 테슬라에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자율주행 전용 시스템 설계를 맡았던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켈러 CEO는 인텔에서도 프로세서 혁신을 주도, 반도체 업계에서는 입지적 인물로 평가 받는다.

텐스토렌트는 'RISC-V' 반도체 설계자산(IP) 아키텍처를 활용, AI 반도체를 설계한다. 오픈소스를 토대로 반도체 개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텐스토렌트는 투자금으로 AI 칩렛과 머신러닝 소프트웨어(SW)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는 텐스토렌트 반도체 설계 능력을 활용, 자동차 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할 맞춤형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삼성은 AI와 컴퓨팅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텐스토렌트와 협업할 방침이다. 앞서 텐스토렌트는 5월 LG전자와도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손을 잡은 바 있다. 이번 투자 유치로 한국 기업과의 AI 협력 저변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Tenstorrent Inc Logo (CNW Group/Tenstorrent Inc)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카탈리스트펀드가 이번 투자 라운드를 주도하며 보여준 신뢰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며 “공격적인 혁신 기술 채택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3대 자동차 제조사 반열에 오른 것을 보게 돼 매우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김흥수 현대자동차그룹 부사장은 “텐스토렌트의 높은 성장 잠재력과 고성능 AI 반도체는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래 모빌리티에 최적화되고 차별화된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고 AI 기술 개발과 관련한 내부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마코 치사리 삼성전자 부사장 겸 삼성 반도체혁신센터(SSIC)장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만큼 파괴적 아이디어에 투자한다”며 “텐스토렌트의 업계 선도적인 기술, 경영진의 리더십, 공격적인 로드맵은 SCF가 이번 펀딩 라운드를 공동 주도하게 만든 동기가 됐다”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