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교자본이 장악한 한성자동차…韓 경영진도 '은둔 경영'
벤츠 상용차 구매하며 벤츠와 인연 맺어
1980년대 한국 진출…한성자동차 설립
리우위처 레이싱홍 회장 사내이사 유지
리우 회장 등 언론 노출 극도로 꺼려
韓 사업 총괄 림춘셍 대표도 은둔 경영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한국에서 벤츠와 포르쉐 등 수입차 판매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성자동차에서 설립 38년 만에 처음으로 노조 파업이 계속돼 주목된다. 한성자동차 노조는 낮은 임금과 불합리한 영업환경으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며 사측에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특히 한성자동차가 홍콩계 본사인 레이싱홍그룹에는 최근 3년간 4000억원에 달하는 현금 배당을 했지만, 정작 한성자동차 서비스센터 신입사원은 최저임금을 조금 웃도는 낮은 급여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수천억원의 배당금을 챙겨가는 중국 화교자본 레이싱홍그룹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中 화교 기업 레이싱홍그룹, 한국에서 車 팔아 막대한 이익
레이싱홍그룹의 출발은 말레이시아 목재사업이다. 중국 광둥성 출신의 화교 사업가인 리우위보(劉玉波, 영문명 Lau Gek Poh 사진)가 말레이시아로 이주해 설립한 원목 수출회사가 시초다. 1960년 밀림을 개발하며 거부가 된 리우위보는 목재를 나르기 위해 벤츠 상용차 수백 대를 주문하며 벤츠 경영진과 인연을 맺었다.
리우위보 회사는 이후 1970년대 대만에서 벤츠 판권을 따내며 일찌감치 수입차 유통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중국, 한국,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대부분 지역에 진출했고, 이 지역의 빠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사세를 급속히 넓혔다.
지금도 리우 가문은 지주회사 겍포(Gek Poh)와 투자회사 레이싱홍을 통해 말레이시아의 재벌회사 중 하나인 합셍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아들이 없는 리우위보 회장이 2008년 사망하자 조카인 리우위처(劉禹策, Lau Cho Kun) 회장이 후계구도를 이어 받아 사업을 이끌고 있다.
레이싱홍그룹이 처음 한국에 진출한 것은 1980년대로 알려졌다. 리우위처 회장은 1970년대부터 한국에 원목을 수출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고, 이를 계기로 1985년 한성자동차를 설립한다. 리우 회장은 얼마 전 작고한 목재회사 이건산업의 고(故) 박영주 회장과도 원목 수출을 인연 삼아 가깝게 지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의 별'이란 뜻을 가진 한성자동차 이름도 리우 회장이 직접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싱홍그룹의 중국 베이징법인 이름은 '북쪽의 별'이라는 뜻인 북성, 상하이법인은 '남쪽의 별' 남성이다.
한성자동차는 지난 2006년 종속법인인 한성인베스트먼트와 신설법인인 한성자동차로 분할했다. 당시 메르세데스-벤츠 판권을 갖고 독립한 것이 지금의 한성자동차다. 한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0년 다시 스타오토홀딩스를 분할했고, 현재 스타오토홀딩스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지분 49%도 보유하고 있다.
은둔의 경영진, 리우위처(劉禹策) 회장뿐 아니라 韓 경영진도 '판박이'
그러나 한성자동차는 리우 회장을 중심으로 여전히 한국에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리우 회장은 1994년부터 지금까지 한성인베스트먼트의 사내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라우 회장의 지시를 받으며 한국 사업을 실질적으로 총괄한 인물은 싱가포르 국적의 림춘셍(한국명 임준성, 1949년생)이다. 림춘셍 대표와 실무를 담당하는 한국인 이건웅 사장도 있다. 림춘셍 대표와 이건웅 사장은 모두 한성인베스트먼트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다.
한성자동차의 경영진들도 리우 일가처럼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등 은둔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단적으로 한성인베스트먼트의 림춘셍 대표는 법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개인 거주지 주소조차 감춘 바 있다. 그는 자신의 거주지 주소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성자동차 매장으로 등기했다가 지난 2021년 4월에서야 싱가포르 비산 에비뉴로 변경했다. 림 대표는 현재 한국에는 거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자동차의 또 다른 경영진인 울프 아우스프룽 사장도 거주지 주소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성자동차 매장으로 등록했지만 실제로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 고급 주택에 살고 있다. 한성자동차 노조에 따르면 회사가 대납해주는 아우스프룽 사장의 유엔빌리지 월세만 4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레이싱홍그룹 경영진의 가장 큰 특징은 오직 수익만 중시하는 '은둔 경영'이고, 한국의 한성자동차 경영진도 이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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