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딸 둔 나경원 "주호민·교사 입장 모두 이해돼, 중요한 건…"

[the300]특수교사 정원 확충·일반 교사들에 특수교육 관련 연수 확대 제안

나경원 전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4.17. /사진=뉴시스

다운증후군 딸을 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자녀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양쪽 입장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이초 사건으로 교권과 학생인권이 무조건 대립적으로 되어 논쟁이 뜨겁더니, 주호민씨 사건으로 특수교육 관련해 특수교사와 장애학생이 대립적 구도가 됐다. 안타깝기 그지 없다"며 이같이 썼다.

나 전 의원은 "결론은 양쪽의 입장이 모두 이해가 간다"며 "특수교사들의 고충도 장애학생과 그 부모의 염려도 모두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을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데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특수 교사 1명당 학생 수가 4명으로 터무니없이 많다"고 지적했다.

나 전 의원은 해결 방안으로 특수교사 정원 확충과 일반 교사들에게 특수교육 관련 연수 확대 등을 제안했다.

그는 "장애 학생들은 개개인마다 너무 다른 특성이 있다. 장애 학생들은 환경이 불편하면 좋은 특성보다 나쁜 특성이 더 발현되기 쉽다"며 "비장애인도 다르지 않지만 장애 학생은 좀 더 그 환경에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충분히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너무 중요한데 그 출발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보조교사 등의 지원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나 전 의원은 "일반 교사들에게도 특수 교육 관련 연수를 확대해야 한다"며 "통합 교육을 받는 장애 학생들의 진정한 통합 교육을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딸도 언급했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우리 딸은 '아이들이 내 운동화를 갈아 신겨주려 해서 귀찮아'라고 늘 말했다. 우리 아이는 운동화 갈아 신는 것을 기다렸다가 함께 교문까지 걸어가며 이야기를 나눌 친구를 원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친구들은 도와 준다고 운동화를 갈아신겨 주고는 뛰어가 버렸으니. 교사들도 선한 마음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나 전 의원은 "모쪼록 지금의 갈등이 더 나은 선진 사회로 가는 기대되는 진통이 되길 바라면서 제도 개선을 생각해 본다"라며 글을 마쳤다.

한편 주씨는 이날 2차 입장문을 내고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며 "지금 이 상황에서라도 가능한 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주씨는 "며칠 동안 저희 아이의 신상이나 증상들이 무차별적으로 여과 없이 공개가 되고, 열 살짜리 자폐 아이를 성에 매몰된 본능에 따른 행위를 하는 동물처럼 묘사하는 식의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부모로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저에 대한 자극적 보도는 감내할 수 있지만 이것만은 멈춰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