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외환보유액 4218억달러···달러화 약세 등에 두 달째 증가

연합뉴스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 등으로 지난달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를 보면 지난 7월 말 외환보유액은 4218억달러로, 전달 말보다 3억5000만달러 불었다.

한은은 “미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이 불었고,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지수(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낸 지수)는 지난 6월 103.34에서 지난달 101.62로 약 1.7% 하락했다. 달러가 상대적 약세를 보인 만큼 다른 통화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달 중 유로화와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각각 1.5%와 1.9%, 엔화는 2.7% 절상됐다.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보면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765억3000만달러)은 전달보다 8억9000달러 불었고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은 전달보다 7000만달러 증가한 148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SDR은 IMF 가맹국이 국제수지가 악화했을 때 담보 없이 외화를 찾아갈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반면 현금에 해당하는 예치금(209억6000만달러)은 전달보다 6억달러 감소했다.

IMF에 출자한 가맹국이 출자금 일부를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 포지션(47억1000만달러)은 전달과 같았다.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가격으로 표시하는 금 보유액도 전달과 같은 47억9000만달러였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세계 8위로, 전달보다 순위가 한 계단 상승했다.

국가별 보유액은 중국이 3조1930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472억달러)과 스위스(8868억달러), 인도(5951억달러) 순이었다. 이어 러시아(5824억달러), 대만(5648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431억달러)가 뒤를 이었다.

지난 5월 말 한국을 앞섰던 홍콩은 외환보유액(4173억원)이 한 달 새 37억달러 감소해 8위에서 9위로 하락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