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악마의 재능’을 가진자여[MK무비]
‘연기신’이라 불리는 적지 않은 배우들 가운데에서도 단연 탑이요, 후배들은 그를 ‘슬럼프 유발자’라고 부른다. 행여 그에 대한 여러 소문과 예민한 이슈들로 불편한 시선을 갖고 있을지라도, 작품 속 그를 보고 있노라면, ‘악마의 재능’이라며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배우 이병헌’은 독보적이다. 그의 신작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선 더욱 더 그렇고.
오는 9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주민 대표 ‘영탁’(이병헌)과 입주민들, 그리고 외부인들이 오로지 살아 남기 위해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을 담았다.
작품 공개 후 (이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높은 완성도와 극강의 리얼리티, 개성 넘치는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에 호평이 쏟아졌다. 무엇보다 극을 이끄는 이병헌의 힘은 강력했다.
남다른 등장, 이후에도 내내 빛나는 ‘영탁’ 아니 이병헌. 불구덩이에 몸을 던져, 마치 의적처럼 등장한 그는 그저 평범한, 짠내 가득한 아저씨의 얼굴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의 아우라, ‘권력’으로 변해가는 광기, 이를 넘은 ‘집착’으로 섬뜩해진 분위기, 슬픔과 분노로 뒤섞인 표효까지, 모든 걸 완벽하게 그려낸다. 에너지의 배분, 굴곡진 감정선의 표현, 발성, 비주얼, 캐릭터들과의 다채로운 호흡 등 모든 면에서 어나더 레벨의 디테일이다.
박서준과는 브로맨스인듯 브로맨스가 아닌 냉정과 열정 사이의 오묘한 케미를, 김선영과는 소소한 팀플레이를 쉴 새 없이 펼치는데 매번 그 시너지가 강렬하다. 대립각을 세우는 박보영, 예기치 못한 복병 박지후와도 공포 그 이상의 섬뜩함으로 긴장감을 자아낸다.
“모든 걸 잃고 무기력한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뛰쳐 나갔어요. 일단 불은 꺼야 하니까. 그러다 리더라는 새로운 위치를 부여받은 뒤 고민도 했겠지만,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판단을 한 순간도 많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과격해진 부분도 있고, 어떤 때는 ‘인생 뭐 있어?’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 싶고요. 자신에게 주어진, 그리고 점점 커지는 권력을 주체하지 못 하면서 그게 점점 광기가 되지 않았을까요? ‘영탁’이 된 저는 그랬어요.”
감독 겸 배우로 활약하는 동료들의 언급에도, “부러울 따름이지 나는 내가 잘 하는 것 하나만 제대로 하고 싶다”고, 계속해서 높은 기대치를 채우기 위해 “(아내 덕분에 의도치 않은 친숙한 이미지가 생겼지만)‘신비주의’이고 싶고, 캐릭터로 보여지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부담감도 여전하다고 했다. “오래 전에 흥행에 대한, 대중의 기대에 대한 압박감을 묻는 질문을 받았고, 극심하다고 답했다”는 그는 “당시 대체 얼마나 오래 지나야, 어떤 연기를 해야, 그런 부담감에서 벗어날수 있을지 막연하게 생각하고 떠올렸었는데 결국 사라지지 않더라. 그저 다스리면서, 내 일에 확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털어놓았다.
“저 또한 어떨 때는 스스로 ‘이렇게 연기를 하는 게 맞나’ 하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럴 때면 상상에 의존을 해 ‘그래, 이런 감정일 거야’라고 캐릭터의 마음을 짐작해서 조심스럽게 표현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해요. 결국 해소되는 건 비로소 관객들의 반응이 좋았을 때죠.”
미화나 합리화 없이, 눈 돌림이나 그들만의 세상 없이, 오롯이 ‘관객’을 통해 자평하는 이병헌이었다. 그런 그의 또 한 번의 증명이 될 ‘콘크리트 유토피아’다. 오는 9일 개봉한다. 러닝타임 1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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