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첫달 1할대에서 NL 8위까지…뜨거운 김하성의 질주 어디까지
20-20 클럽 가입도 가시화…공수 걸쳐 맹활약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지난 시즌 견고한 수비로 주전 자리를 꿰찼던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올 시즌엔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시즌 초반만 해도 1할대에 그쳤던 그의 타율은 어느덧 리그 상위권에 근접할 정도가 됐다.
김하성은 3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1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 5타석 3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1타점 3득점의 맹활약을 펼쳐 팀의 11-1 대승을 이끌었다.
7월 한 달 동안 0.337의 타율에 5홈런 9타점을 기록한 김하성의 방망이는 8월에도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 이후 9경기 연속 안타 행진의 뜨거운 기세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과 징계 등으로 공석이 된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수비에서 연일 존재감을 발휘하며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타격은 다소 아쉬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는 지난 시즌 150경기에 출전했지만 0.251의 타율에 11홈런 59타점에 그쳤다. 유격수 수비를 소화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톱클래스'로 언급되기엔 무리가 있는 성적이었다.
올 시즌 초반은 더욱 감이 안 좋았다. 무안타에 그치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시즌 초반임에도 1할대 타율에 머물렀다.4월을 마쳤을 때 김하성의 타율은 0.209에 그쳤다.
하지만 5월 이후 김하성의 타격이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는 5월 치른 24경기 중 7경기를 제외한 17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내며 좋은 감각을 보였다. 5월 월간 타율은 0.276, 시즌 타율은 2할4푼대로 올라왔다.
6월엔 7차례나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몰아치기' 능력을 과시하며 월간 타율 0.291로 더 높였다. 시즌 타율도 2할6푼에 육박하게 됐다.
그러더니 7월부터는 완전히 물이 오른 모습이었다. 7월 24경기 중 20경기에서 안타를 뽑아내는 괴력을 보였고 월간 타율 3할을 훌쩍 넘겼다.
시즌 초반 6~8번 타순에 배치되던 김하성은 이때부터 리드오프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올 시즌 1번타자로 출전한 33경기에서 0.313의 타율에 8홈런 17타점으로 가장 성적이 좋았다.
1할대에 허덕이던 시즌 타율은 어느덧 0.284까지 올라왔다. 규정 타석을 채운 샌디에이고 타자 8명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후안 소토(0.277), 타티스 주니어(0.270), 잰더 보가츠(0.266), 매니 마차도(0.258) 등 샌디에이고가 자랑하는 스타 군단도 김하성의 타율에는 미치지 못한다.
내셔널리그 전체로 봐도 김하성의 타율은 8위에 해당한다. 현재 내셔널리그에서 3할을 넘긴 타자는 넷 뿐이고, 2할8푼 이상을 기록 중인 타자도 12명인데 그 안에 김하성이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 타율만 높은 것은 아니다. 출루율(0.380)과 장타율(0.458)을 합친 OPS도 0.838로 소토(0.951)에 이어 팀 내 두 번째, 내셔널리그에선 15위에 해당한다. OPS는 현대야구에서 타자 가치를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도 가시권에 놓였다. 김하성은 현재까지 15홈런, 22도루를 기록 중이다. 남은 시즌 5홈런을 추가하면 추신수(2009, 2010, 2013년) 이후 한국선수로는 두 번째 20-20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홈런과 도루 모두 지난 시즌(11홈런-12도루)을 넘어선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도루는 추신수(SSG 랜더스)가 2010년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기록한 22도루와 동률을 이뤄 한국인 최다 기록을 눈앞에 뒀다.
이제는 수비 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톱클래스' 반열로 가고 있는 김하성. 그의 질주는 어디까지 계속될까.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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