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여름 밤의 소크라테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2023. 8. 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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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유럽의 정신적 원형은 그리스로마 신화, 성경 그리고 소크라테스에 있다고 하고, 지리적 원형은 로마제국 카이사르가 밑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기원전 399년에 사형을 당했는데 그때 나이가 70세였으니 기원전 5세기를 살았던 철학자다.

소크라테스 본인은 '과두파를 옹호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의 명령에 불복종했다'고 항변했지만 기원전 399년 민주파 대표 정치가 아뉘토스, 멜레토스가 그를 '불경죄'로 고발했고, 배심원들의 유죄판결로 사형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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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기 북칼럼니스트

현대 유럽의 정신적 원형은 그리스로마 신화, 성경 그리고 소크라테스에 있다고 하고, 지리적 원형은 로마제국 카이사르가 밑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소크라테스는 기원전 399년에 사형을 당했는데 그때 나이가 70세였으니 기원전 5세기를 살았던 철학자다.

그의 제자가 플라톤이었고, 플라톤의 제자가 아리스토텔레스였다. 소크라테스와 관련된 기록은 그가 죽은 이후 플라톤을 비롯한 제자들이 그를 복기해 남긴 것들이다. 그가 직접 남긴 저술이 없는 이유가 ‘언어가 본질을 왜곡한다’는 믿음으로 그가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속설이 있기는 하다.

기원전 5세기 아테나이와 스파르타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승리한 스파르타는 아테나이의 민주정을 무너뜨리기 위해 30인 과두통치체제를 세웠다. 과두파는 민주파 시민을 처형하거나 추방했고 민주파 시민은 여기에 저항했다. 결국 민주파가 과두파를 제압해 아테나이를 수복했을 때 소크라테스는 과두정의 동조자로 의심을 받았다.

소크라테스 본인은 ‘과두파를 옹호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의 명령에 불복종했다’고 항변했지만 기원전 399년 민주파 대표 정치가 아뉘토스, 멜레토스가 그를 ‘불경죄’로 고발했고, 배심원들의 유죄판결로 사형을 당했다. 이후 아테나이 시민들은 죄책감으로 멜레토스를 처형하고 그의 추종자들을 추방했다고 전한다.

『변론』, 『크리톤』, 『고르기아스』, 『라케스』, 『카르미데스』, 『에우뒤프론』, 『프로타코라스』 등으로 이어지는 중 『변론』은 재판정에서 피고 소크라테스가 배심원과 아테나이 시민을 향해 자신을 변호했던 언행(독백)의 기록이고, 『크리톤』은 델로스 순례단의 배가 아테나이로 돌아올 때까지 한 달간 사형집행이 금지 중일 때 소크라테스에게 탈옥을 권유하는 친구 크리톤과 나눈 대화록이다.

'변론'은 이렇다. “나는 실제로 알지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비록 작은 차이지만 나는 적어도 이 점에서 저 사람보다 지혜롭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부족함으로 유죄판결을 받기는 했으나 이는 논증이 부족했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것은 아마도 뻔뻔함과 후안무치함 그리고 (배심원) 여러분이 듣기 즐거운 것들을 말하려는 열의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저는 위험에 맞닥뜨렸다고 해서 자유인에게 합당치 않은 일을 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제가 죽자마자 여러분은 견디기 힘든 형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삶에 대한 논박을 하는 자들이 더 많을 테니까요.”

'크리톤'은 이렇다. “운동선수는 모든 사람의 칭찬과 비난에 주의를 기울일까? 아니면 한 사람, 즉 (전문지식을 가진) 자신의 훈련사 말에 주의를 기울일까? 운동선수는 훈련사 한 사람의 비난을 두려워하고 칭찬을 환영해야지, 많은 이들을 따라서는 안 되네… 정의로운 것들과 불의한 것들, 수치스러운 것들과 훌륭한 것들, 좋은 것들과 나쁜 것들에 관해서도 진실로 우리가 많은 이들의 견해에 따르고 두려워해야 하는 건가? 아니면 전문가(아는 사람)의 의견에 따르지 않았다가 불의로 파멸되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건가?” 마치 21세기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는 느낌이다.

놀라운 것은 소크라테스가 최후 변론에서 자신이 죽은 이후 세 아들에 대한 교육을 배심원들에게 부탁하거나 탈옥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크리톤과 대화 중에도 남게 될 자식들의 교육에 대한 언급이 비중 있게 나오는 것이다. 2400년 전 고대 그리스나 2023년 한국이나 자식 교육이 부모의 중요한 과제임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소크라테스의 변론 , 크리톤』 플라톤 지음 / 오유석 옮김 / 마리북스 출판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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