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열 가다듬는 메리츠화재… 김용범 부회장 "속도 높여 경쟁사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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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전사적인 차원에서 실적 개선을 위해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경쟁사들과 당기순이익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자 전사적인 차원에서 대응할 것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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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김용범 부회장은 CEO(최고경영자) 메시지를 통해 "시장가격·수익성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가격·한도 변화에 따른 가치변화를 빠르게 계산해 경쟁사를 압도하는 속도로 시장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극한의 속도를 높이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올 하반기 중 순위 변동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실제 메리츠화재는 삼성화재와 당기순이익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 차이는 1000억원대였지만 올해 1분기엔 2000억원대로 다시 벌어졌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IFRS17(새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손보사들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 가격인하와 시책경쟁을 강화하는 중이다.
IFRS17에서는 장부상 CSM(계약서비스마진)이 높게 잡히는 보장성보험을 많이 파는 게 유리하다. 보장성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 7월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매출도 목표치에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부회장은 "적자출혈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양질의 계약을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부회장은 지난 5월 진행한 메리츠금융그룹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라 도입된 CSM을 부풀리기를 위한 업계의 무해지 상품 출혈 경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CSM은 보험사가 상품 판매로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성을 나타내는 평가지표로IFRS17에 따라 신설된 계정이다. 최근 보험사들이 IFRS17에 대응해 CSM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앞다퉈 장기 보장성보험과 함께 무·저해지 보험 상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현장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김 대표는 고객경험TF의 역할도 강조했다. 고객경험TF는 지난 7월 김 부회장 지시에 따라 CEO직속으로 설립한 부서다. 전국 영업 현장에서 설계사 의견을 취합해 중점 과제를 선정, 추진하고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김 부회장은 "보험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7월 CEO 직속으로 고객경험 TF를 다시 발족했다"며 "영업 현장과 함께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데 필요한 최우선 과제를 도출하고 해결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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