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주전포수 막내는 92년생 유강남···어느 팀이 차세대 ‘리딩 포수’를 먼저 키울까

안승호 기자 2023. 8. 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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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NC 김형준, 롯데 손성빈, 키움 김동헌. 각 구단 제공



프로야구 LG는 지난해 9월 신인지명 1라운드에서 경남고 출신 포수 김범석을 지명했다. 김범석은 수비 비중이 큰 포수이면서도 타격 재능까지 특출나다는 평가였다. 잠재적, 궁극적 기대치는 공수겸장 포수인 ‘양의지’급에 이르렀다. 당시 차명석 LG 단장은 “김범석이 한국야구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고 앞순위 지명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올해 퓨처스 올스타전 MVP가 되기도 했던 김범석이 1군에서 마스크를 쓰는 모습을 어쩌면 영원히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번 주중 시리즈로 접어들며 어깨 부상 여파로 포수로 정상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는 김범석의 포지션 해법을 신중히 찾아갈 뜻을 나타냈다.

리그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주전포수를 키우는 일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어 있다. 지난달 초 ‘포수 부자’ 삼성에서 KIA로 김태군이 이적하며 10개구단 모두 나름 빠지지 않는 주전포수 1명씩은 확보하고 있다. 그런데 이 중 막내가 1992년생이 롯데 유강남이다. 1985년생인 강민호(삼성), 1986년생인 이지영(키움), 1987년생 양의지(두산), 1989년생 최재훈(한화)·김민식(SSG)·김태군, 1990년생 박세혁(NC)·박동원(LG)·장성우(KT) 등 모두가 30대 중반을 지나는 베테랑들이다.

지난겨울 FA(자유계약선수)로 LG에서 롯데로 이적한 유강남 이후로는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주전급 포수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번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와일드카드(3명)의 선발 조건을 만 29세로 제한한 가운데 포수 자원을 물색했지만, 마땅한 선수를 찾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포수 유망주인 NC 김형준(24)과 키움 김동헌(19)이 발탁됐다.

다행히 차세대 KBO리그 안방을 리드할 포수들이 올시즌에는 하나둘 보인다. 대표팀 포수로도 뽑힌 김형준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상무 복무를 하고 돌아온 김형준은 잦은 부상으로 1군에서 충분히 뛰지 못했지만 주전포수로서 필요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그 21년 경력의 포수 출신 이성우 SPOTV 해설위원은 “김형준은 무릎을 다쳤던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포수로서 기본 자질에 흔치 않은 타격 능력까지 있는 선수”로 평했다.

롯데 손성빈(21)은 KBO리그 역사에 없던 2루 송구 능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성우 위원은 “타고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수준의 송구 스피드와 정확도를 갖추고 있다”며 “손성빈은 볼을 잡아 미트에서 빼는 동작인 ‘익스체인지’가 굉장히 빠른데, 그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먼저 가동시키는 게 다른 선수들과 다른 점”이라고 기술적 분석을 하기도 했다.

손성빈은 최근 유강남의 부상 이탈로 출전 기회가 늘어났다. 1군 타율 0.240(25타수 6안타)을 기록하고 있는데 공격력이 어느 정도 따라준다면 성장 속도는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후발 주자들 가운데는 삼성 김재성(27)이 경험 축적 속도가 가장 빠른 가운데 한화 박상언(26) 등이 도약할 수 있는 이름들이다.

믿고 쓰는 주전포수는 강팀으로 가는 ‘필수 요소’다. 그래서 KBO리그의 2~3시즌 뒤 판도는 젊은 포수들의 성장폭과 성장 속도로 가려질 것으로보 보인다. 어느 구단이 차세대 ‘리딩 포수’를 품을 것인가. 선수만의 몫은 아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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