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혁신위원장은 혁신 대신 강성 지지층 비위 맞추려는 건가 [핫이슈]
민주당 혁신은 불가능
잇단 설화로 입지 약해진 김은경
기득권과 전투는 않고
윤 정부 맹공에 열중
그런다고 민주당 혁신이 되나
언제나 그렇듯이 혁신은 기득권과 싸우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기득권은 말 그대로 현재 체제에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혁신을 반대하게 돼 있다. 변화는 곧 그들 이익에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대개 기득권 세력은 지금 체제의 주류다. 민주당 안에서 기득권을 꼽는다면 이재명 대표 세력과 그들의 강경 지지세력, 이른바 ‘개혁의 딸(개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김 위원장의 혁신이 성공하려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강경 지지 세력과 각을 세워야 한다. 그들에게 끌려가거나,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민주당 혁신위는 ‘존재 이유’가 없다. 기득권 중심의 당 운영이 민주당에 옳다면 혁신위가 출범할 이유가 무엇인가.
하지만 김 위원장은 당내 기득권과 싸우는 대신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하는데 더 열성이다. 김 위원장은 1일 민주당의 인천시당 간담회에서 “(혁신위원장을 맡은 이유는) 분노가 치밀어서”라면서 “윤석열 밑에서 통치받는 게 창피했다”고 했다. “저는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받았는데,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고 했다.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다. 그는 금감원 부원장 임기를 올해 3월 마쳤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건 작년 5월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일하는 게 치욕스러웠다면, 스스로 물러나면 됐을 일이다. 다른 금감원 부원장들은 금감원장이 두 차례 바뀌는 동안 모두 사표를 썼는데도 김 위원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인제 와서는 그게 치욕이었다고 한다.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돌린 친전에서도 윤석열 정부를 ’무도한 정권‘이라며 맹공했다. “윤석열 정권은 외교 무대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격을 떨어뜨리고, 각종 사고, 재난에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있다. 민생 경제에 손을 놓고 국민 고통을 가중시키는 독단과 아집에 빠져있다”면서 “이 무도한 정권에서 국민들을 지켜낼 수 있는 것은 민주당뿐”이라고 했다.
이 같은 윤 대통령 공격은 혁신위가 아니더라도 민주당의 다수 의원들, 특히 이재명계 의원들이 늘 하는 일이다. 이에 대한 이른바 ‘개딸’의 열정은 상상 초월이다. 혁신위원장이 하지 않아도 이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당 안에서 넘쳐난다.
그러나 윤 정부를 공격한다고 해서 민주당이 혁신이 되는 건 아니다. 두 사안은 별개다. 혁신위원장은 윤 정부 공격보다는 당의 기득권과 싸워 당을 혁신하는 데 혼신을 바쳐야 할 사람이다. 그 과정에서 윤 정부를 공격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가 기득권과 싸우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윤 정부에 대해 “무도하다”, “치욕이다” 같은 막말 투의 공격을 했다는 뉴스만 들린다.
그가 이러는 이유는 결국 자신의 입지가 약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는 잇단 설화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특히 최근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1대 1 표결을 해야 하느냐”는 노인 투표권 비하 발언으로 여론의 직격탄을 받았다. 기득권과 싸워 혁신하려면 국민 지지를 등에 업어야 하는데, 오히려 역주행한 꼴이 됐다. 여론의 지지를 받기 힘드니, 당내 기득권과 싸울 동력도 약화됐다. 자리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게 됐다. 그러니 결국 당내 기득권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이다. 개딸이 하듯이, 막말 투 표현으로 윤 정부를 맹렬히 공격하게 되는 것이다. 강성 지지층의 비위를 맞춰 입지를 강화하고자 하는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기득권과의 전투‘는 혁신의 핵심이다. 그게 없으면 혁신은 불가능하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김 위원장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옳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기득권과 싸우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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