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크 없고 분노만'…2011년 美 강등 후폭풍과는 달랐다 [美 신용등급 강등]

정인설 2023. 8. 3. 09: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피치발 강등에 뉴욕증시 하락, 국채금리는 상승
워싱턴은 격노…뉴욕은 무시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국가신용등을 강등한 다음날인 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피치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전날에 이어 피치의 결정이 잘못됐음을 강조하며 미국 경제의 안정성을 집중 부각시켰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뉴욕증시는 하락하고 채권금리는 급등했지만 월가에선 피치의 등급 강등 영향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증시 하락채권금리는 상승

이날 다우지수는 전일보다 0.98% 하락했으며 S&P 500지수는 1.38% 떨어졌다. 나스닥지수 하락폭은 2.17%로 상대적으로 컸다. 

2011년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하향조정을 했을 때보다 변동성이 작았다. 2011년 8월 5일 금요일 장 마감 후 강등 발표가 나온 뒤 첫 거래일인 8일 월요일에 S&P 500 지수는 6% 이상 급락했다. 이후 한 달여간 10% 이상 떨어졌다. 

국채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5bp가량 오른 4.088%로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에 비해 2년물 국채금리는 2bp가량 떨어진 4.89%에 거래됐다. 

월가에선 이날 시장 상황이 피치의 등급 강등 때문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모나 마하잔 에드워드존스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피치의 강등을 이익실현의 근거로 여길 수 있으나 이는 강한 상승 뒤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부문"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도 신용등급 강등보다 재무부의 국채 발행 증가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재무부는 3분기에 모든 만기물의 채권 발행량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미트 메일리 밀러태백앤코 분석가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장기 채권 금리가 상승한 정도"라며 "기본적으로 국가 신용등급 하락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치 영향 제한적 전망 많아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변화가 향후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골드만삭스는 "피치의 결정이 미 국채나 지방정부 채권 등에 의미있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찰스 슈왑은 "피치는 S&P나 무디스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다"며 "미국은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있고 채무불이행을 할 것이라고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도 '피치발 변수'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다이먼 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피치의 결정에 대해 "별로 중요하지 않다"며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몇가지 사안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만들어 놓은 안정성에 의존하고 있는 캐나다 등의 국가신용등급이 미국보다 높다는 건 웃기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탓에 강등"

조 바이든 행정부 관료들은 전날에 이어 피치를 몰아붙였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이날 
버지니아주 맥클린의 국세청(IRS)을 방문한 자리에서 "피치의 결정에 강하게 반대하며 전적으로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치의 평가는 오류가 있으며 오래된 데이터에 기반했다"며 "지난 2년반 동안 거버넌스 등 관련 지표의 개선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옐런 장관은 "미국 국채가 세계 최고의 안전자산이고 미국 경제가 근본적으로 강력하다는 사실이 피치의 결정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케빈 무노스 바이든 대선 캠프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책임으로 돌렸다. 무노스 대변인은 NBC 방송에 출연해 이번 강등을 '트럼프 강등'으로 지칭하며 "이번 '트럼프 등급 강등'은 극단적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슬로건) 공화당 어젠다의 직접적 결과"라고 쏴붙였다.  이어 "트럼프는 수백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했으며,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재앙적 감세로 적자를 확대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클래식과 미술의 모든 것 '아르떼'에서 확인하세요
한국경제·모바일한경·WSJ 구독신청하기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