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고 에이스 상대로도 기죽지 않은 이정용…LG에 믿을 만한 선발자원 또 생겼다 [MK초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8.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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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용(LG 트윈스)이 데뷔 후 선발투수로서 최고의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이정용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사실 이번 경기가 열리기 전 승부의 추는 키움 쪽으로 기울어 있는 듯 했다. 키움 선발투수가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 안우진이었기 때문. 안우진은 이날 전까지 승·패 성적은 7승 6패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2.31과 더불어 146개의 탈삼진(1위)을 잡아낼 정도로 빼어난 구위를 자랑 중이었다.

2일 잠실 키움전에서 호투를 선보이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LG 이정용. 사진=김재현 기자
이에 비해 이정용의 현재 보직은 5선발. 그럼에도 그는 주눅들지 않았다. 1회초 이용규(낫아웃)와 김혜성(좌익수 플라이), 로니 도슨(투수 땅볼)을 차례로 잠재우며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2회초에도 송성문(2루수 땅볼)과 이원석(3루수 직선타), 이주형(삼진)을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리며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3회초에도 안정감은 이어졌다. 박찬혁과 이지영을 각각 유격수 플라이, 2루수 땅볼로 이끌었다. 김태진에게는 중전 안타를 맞으며 이날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이용규를 포수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4회초에는 김혜성을 1루수 땅볼로 묶은 뒤 도슨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헌납했으나, 송성문과 이지영을 연달아 좌익수 플라이로 막아냈다.

첫 고비는 5회초에 찾아왔다.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내준 것.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박찬혁(유격수 땅볼)과 이지영(우익수 플라이), 김태진(유격수 땅볼)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실점하지 않았다.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이정용은 이용규(2루수 땅볼), 김혜성(좌익수 플라이), 도슨(2루수 땅볼)마저 모두 깔끔히 잡아낸 채 이날 경기를 마쳤다. 최종성적은 6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70구였으며, 최고구속은 147km까지 측정됐다.

이 같은 이정용의 퀄리티 스타트(선발로 6이닝 3자책점 이하) 역투와 더불어 무려 5타점을 쓸어담은 박해민(3타수 2안타 5타점 1득점)의 활약을 앞세운 LG는 키움을 6-3으로 격파하고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것은 물론,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아울러 55승 2무 33패를 기록한 이들은 2위 SSG랜더스(50승 1무 37패)를 4.5경기 차로 따돌리고 독주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2019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정용은 지난해까지 통산 165경기(163이닝)에서 10승 7패 1세이브 41홀드 평균자책점 3.20을 올린 LG의 핵심 불펜 자원이었다. 그러나 군 입대를 앞둔 올해 들어 그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전반기 막판에는 선발 전환까지 하게 됐다.

절치부심한 이정용은 이후 점차 투구 수를 늘려갔고, 마침내 이날엔 KBO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인 안우진을 상대로도 밀리지 않는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선발 보직에 완벽히 적응했음을 알렸다.

LG는 최근 최원태를 영입하며 케이시 켈리, 아담 플럿코, 임찬규, 최원태로 이어지는 막강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여기에 2군에서 재조정 중인 김윤식, 이민호도 복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 두 투수가 돌아올 시 이정용은 롱릴리프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이날 ‘선발투수’ 이정용의 쾌투가 의미가 없는 것은 전혀 아니다. 오는 5일부터 우천으로 주말경기가 취소될 경우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방침에 따라 월요일에도 경기를 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많은 선발자원을 보유한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 이 같은 조건이 아니더라도 안정적으로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서는 무조건 다다익선(多多益善), 많은 선발투수가 있는 팀이 좋다. 이미 선발진이 튼튼한 LG가 또 하나의 좋은 선발자원을 얻게 됐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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