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새는 오염수”…방류 대안은?

허지영 2023. 8. 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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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주] [앵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기를 두고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되는 지금도,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로 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특별기획 마지막 순서, 허지영 기자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유출 정황과 방류 대안을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2011년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전을 거친 지하수가 바다로 유입되면서 매일 4백 톤가량 발생하던 오염수.

일본 정부는 2016년부터 후쿠시마 원전 주변 땅에 영하 30도의 얼음벽인 일명 '동토벽'을 만들어 지하수 유입을 막아왔습니다.

하지만 동토벽에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일본에서도 꾸준히 제기됩니다.

[시바사키 나오아키/후쿠시마대 공생시스템이공학 교수 : "배관이 많이 설치돼있어서, 실제로 동토벽을 공사할 때 방해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얼지 않는 부분이 항상 있습니다."]

KBS가 연구를 의뢰한 원자력 전문가들이 동토벽 설치 이후에도 원전 오염수가 바다로 새는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도쿄전력이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취수구의 세슘 137과 세슘 134 농도입니다.

올해 기준 세슘 137 농도는 L당 10Bq, 세슘 134 농도는 L당 0.1Bq 안팎.

지금 원자로에서 관측될 법한 농도 비율입니다.

연구진은 동토벽이 작동했다면 반감기가 2년에 그치는 세슘 134가 대부분 사라져, 두 방사성 물질의 농도 비율이 사실상 0에 가까워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병섭/원자력안전연구소장 : "발전소 아주 가까운 영역에서 지하수가 유동되고 있을 법한, 그런 흔적을 찾아냈다. 일본 정부에 근원적인 문제를 빨리 차단하라고 촉구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연구진은 당장 오염수 해양 방류보다 인체에 유해한 방사선량을 줄일 시간을 버는 게 급선무라고 말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보다 큰 대형 탱크에 원전 오염수를 보관하거나, 담수량이 630만 톤 규모인 서울 잠실의 석촌호수와 같은 인공호수 조성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같이 사람이 들어가지 않는 건물의 콘크리트를 만드는 데 활용하는 것도 제안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오염수를 방류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안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학계에선 우리 정부가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이 정말 불가피한지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국제법적으로 문제없는 '정당한 행위'인지 따져본 뒤, 우리 국민의 우려를 어떻게 줄일지 일본 정부와 협의해야 한다는 겁니다.

[정재학/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 "(일본 정부가 오염수 중에서) 방사능 준위가 높은 거는 저장 기간을 더 늘리면서. 해양 방출을 하더라도 조금 나중에 방출하게 되면, 환경으로 방출되는 방사능의 양을 저감시킬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거죠."]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남은 시간 관건은 국민이 체감하는 위험을 어떻게 줄이느냐에 달렸습니다.

KBS 뉴스 허지영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부수홍/그래픽 조하연

허지영 기자 (tanger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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