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서사가 빈약하다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이다원 기자 2023. 8. 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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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쟁점 셋.
1. 약한 서사와 신파 감성에 대한 변?
2. 도경수여야만 했던 이유?
3. 우주SF물, 왜 도전했나?
‘더 문’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 사진제공|CJ ENM



한국영화계에 달의 서사가 열린다. 영화 ‘더 문’(감독 김용화)이 도경수, 설경구, 김희애를 앞세워 달에서 조난당한 자, 그를 구출하려는 자들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2일 개봉한 ‘더 문’에는 그러나 작품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기도 했다. 정교한 VFX 기술로 구축한 우주 세계는 화려하나, 그에 비해 단순한 플롯과 일차원적인 이야기가 조금 빈약하지 않느냐는 의견들이었다.

“리뷰는 예비 지표기도 하지만 실제적으론 그 의견들에 대해 제가 뭐라고 평가할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호, 불호가 비율적으로 굉장히 비슷한 것 같은데요. 좋아해주는 일정 리뷰와 불호를 적극 표현하는 일부 의견이 대중의 전체적인 지표를 띠고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이지 않을까요. 물론 ‘더 문’의 이야기는 복잡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죄의식을 언제, 어떻게 말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니까요.”

‘더 문’으로 돌아온 김용화 감독에게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물었다.

영화 ‘더 문’의 한 장면.



■신파적인 감수성에 대하여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돌파에 성공한 김 감독이지만 늘 ‘신파’란 꼬리표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이번 ‘더 문’에서도 신파에 대한 우려가 튀어나왔다.

“전 저를 포함해 지구에 살고 있는 모두가 위로 받아야 할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부조리하고 원통하고 힘든 사연이 희망이나 승리, 성공에 관한 이야기보다 훨씬 많거든요. 뉴스 보면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계속 위로해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아마 재밌는 위로의 영화를 만들 것 같고요. 저마저도 극장을 찾는 이유엔 현실의 도피도 있겠지만 다른 희망과 위로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제가 위로 받고 관객들도 위로 받는 작품을 만드는 게 영화인으로서 취해야하는 태도인 것 같고요. 그런 측면에서 감정적으로 과잉됐을 때 신파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전 신파라기 보다는 희로애락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네요. 이 세상에는 만점 짜리 영화가 나올 수 없고 관객이 느끼는 것도 모두 다르잖아요. 그런 면에서 ‘더 문’은 여러 가지 가지를 뻗은 디테일보다는 한가지를 깊게 파려고 했습니다.”

‘더 문’ 속 도경수.



■도경수여야만 했던 이유

‘신과 함께’ 이후 도경수와 두번째 만남이다. 달에 불시착한 우주인 ‘선우’ 역을 맡겨 작품을 함께 이끌었다. 그의 연기 또한 이 작품의 강점이었다.

“도경수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백지였기 때문이에요. 이미지가 조금 더 선명한 배우가 이 역을 맡는다면 매력적이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다고 인지도가 없으면 투자자들과 얘기하기 어려우니까, 아빅 배우로선 포텐셜이 덜 터졌고 작품으로 이미지가 더 확실하게 생길 수 있는 배우 중 도경수가 가장 믿음이 갔어요. 가장 놀라운 건 그의 열정이었는데요. 10kg짜리 우주복을 입고도 한여름에 감정 연기를 해내는데, 땀을 비오듯이 쏟아내면서도 아쉬워서 한 번 더 해보자는 그의 열정에 놀랐어요. 작품의 다른 부분을 덜 좋아하니까 도경수 연기력을 더 칭찬해주나 싶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런 열정이 비친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듭니다.”

‘더 문’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 사진제공|CJ ENM



■우주SF물, 왜 도전했을까.

그는 한국형 우주SF물이란 어마어마한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끝까지 마무리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예전 EBS 특강을 보다가 한 박사님이 ‘별을 바라보면 사람이 숭고해진다. 우주 시점으로 바라보면 사람이 얼마나 작은 존재냐’라는 말을 했어요. 그 얘길 듣는데 우주 소재로 한번 영화를 만들어볼까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 중 달을 선택한 건 지구인이 바라볼 때 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별이잖아요. 달의 앞면만 볼 수 있어서 로맨틱한 정서가 있기도 하지만, 그 이면엔 엄청난 공포의 공간도 존재하고요. 그런 아이러니를 가진 공간이라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 안에서 공통적인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서로 교류해가는 과정 속에서 상처가 회복되고 새로운 용서와 구원이 이뤄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요. 그게 잘 구현된다면 좋을 거란 생각을 했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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