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류승완·류승범 형제와 작업, 꿈꿨던 일이었어요”[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3. 8. 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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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정민, 사진제공|샘컴퍼니



배우 박정민이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로 돌아온다. ‘타짜: 원 아이드 잭’에서 류승범과 호흡을 맞춘데 이어, 류승완 감독과 ‘밀수’를 작업하며 일명 ‘류씨 형제’와 모두 손발 맞춰본 배우가 됐다. 소감을 물으니 눈을 반짝거린다.

“형제가 크리에이터로 활동한다는 것에 대한 부러움은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느꼈어요. 제 팬심을 자극하는 선배들이라서 두 사람과 작업하는 건 꿈만 꿨던 일이었거든요. 현실로 이뤄지는 게 어려운 일인데, 그래서 더 감개무량해요. 제가 뿌듯하기도 하고요. 류승완 감독이 류승범 선배에게 이번 영화를 보여주니 제가 맡은 ‘장도리’ 헤어스타일이 부럽다고 얘기했다더라고요. 류승범 선배에게 따로 연락온 건 없지만요. 하하.”

박정민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밀수’로 연기력 호평을 받은 소감과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대한 생각, 이말년, 곽튜브 등과 인연 등 다양한 질문에 성실하게 답했다.

배우 박정민, 사진제공|샘컴퍼니



■“매력적인 장도리 역, 대본 받고 좀 놀랐어요”

극 중 ‘장도리’는 ‘진숙’(염정아)과 ‘춘자’(김혜수) 사이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껄렁껄렁한 태도로 작품 속 웃음의 80%를 담당한다.

“류승완 감독이 영화 한 편 같이 하자길래 대본도 안 보고 알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밀수’ 대본을 받았는데, 좀 놀랐어요. 이렇게 재밌고 매력적인 인물을 제안해주다니, 제게 도통 들어오지 않는 역이었거든요. 전 늘 괴롭힘 당하는 역만 해봐서 ‘장도리’처럼 악독하고 누군가를 괴롭히는 연기를 해본 적 없었는데 감독이 제 어떤 부분을 발견하고 제안을 줬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개봉 직후 박정민의 연기력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전 사실 ‘장도리로 웃겨야지’ 생각하고 찍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 정도의 생각은 했죠. 이 인물이 나올 땐 관객들이 긴장을 덜고 볼 수는 있겠구나. 그런 포지셔닝이 된다면 선배들이 연기하는 전체 그림에 민폐는 안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요.”

현장은 늘 에너지가 넘쳤다. 누구보다도 제일 많이 움직이고 뛰는 류 감독을 보면서 뭐라고 해야할 것 같은 자극도 받았다는 그다. 현장에서 가장 신이 났을 땐 언제냐고 물었다.

“감독이 시킨 걸 완벽하게 해냈을 때요. 디렉션을 고스란히 잘 해낸 것 같아서 신나요. 예를 들면 ‘옥분’(고민시)가 도발해서 테이블을 엎어버리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게 원래는 과하다고 없앴던 신이었는데, 감독이 현장에서 절 보다가 ‘이 정도 텐션이면 엎어도 되겠는데?’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번에 싹 갔죠. 감독이 ‘오케이’하면서 크게 웃고 스태프들이 환호하는데 그렇게 신날 수가 없더라고요. 그게 이번 영화에도 고스란히 쓰였고요.”

배우 박정민, 사진제공|샘컴퍼니



■“그 어떤 작품도 절 괴롭히지 않은 작품은 없었어요”

연기 외에도 그는 이말년 유튜브 ‘침착맨’에 등장하거나 곽튜브의 여행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이말년 작가와 안 지 1년 정도 됐는데요. 이번에도 VIP 시사회 때 와줬어요.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매번 제가 게임도 못하고 바보같은 모습만 보여줬는데, 이번 영화를 보고선 ‘와, 너가 영화배우로 보인다’라고 칭찬받아서 뭔가 마음이 찡하더라고요. 절 지지해줘서 신났나봐요. 하하. 또 덕분에 스무살이 된 조카가 절 굉장히 자랑스럽게 여기더라고요. ‘침착맨’에 활약하는 사람이 바로 우리 삼촌이라면서요. 하하.”

곽튜브와 여행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곽준빈’(곽튜브 본명)을 알게된 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했다.

“방송에 나오지 않았지만 서로 산책하면서 준빈이 자신이 살아온 얘기를 해줬는데 공감가는 부분도 있고 놀라웠던 적도 있었어요. 가감없이 말하는 성격이라 솔직해서 좋았고요. 또 제가 여행을 좋아하지만 키르기스스탄이란 나라에 대해선 잘 몰랐는데, 직접 가보니까 정말 자연경관이 좋더라. 기대한 것보다도 훨씬 좋아서 놀랐어요.”

2011년 ‘파수꾼’으로 데뷔한 이후 무수한 작품들 속에서 박정민은 빛이 났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봐달라고 부탁하자 눈빛이 아련해졌다

“저도 가끔 포털사이트에 제 이름을 쳐서 찾아보곤 해요. ‘내가 그동안 뭘 했더라?’라는 생각으로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그 어떤 작품도 절 괴롭히지 않은 작품이 없었떠라고요. 촬영할 때나 개봉할 때 늘 마음 고생시키고, 굉장히 욕먹은 영화도 있고요. 그래서 하나하나 다 소중해요. 그리고 앞으로도 제 필모그래피를 나마저 평가하진 말자 싶었고요.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은 없잖아요. 평가하기 보다는, 그때 그때 주어진 걸 잘 해내자고 다짐했죠.”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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