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오지 마. 저리 가"...원정 더그아웃으로 달려간 최원태, 무슨 일이야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오지 마. 저리 가" 옛 스승의 구박에도 한걸음에 달려간 남자.
지난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시작되기 전 LG 최원태가 키움 옛 동료들과 장난치며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원태가 갑자기 원정 더그아웃으로 뛰기 시작했다. 모두 깜짝 놀라며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며 더그아웃을 보니 키움 홍원기 감독이 최원태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홍원기 감독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있었다.
홍원기 감독을 뒤늦게 발견한 최원태가 환하게 웃으며 달려오자, 홍 감독은 "야. 오지 마. 저리 가"라고 소리치며 도망갔다. 하지만 최원태는 끝까지 홍원기 감독의 손을 잡고 감사 인사를 했다. 홍원기 감독도 최원태의 제2의 야구 인생을 응원하며 함께 웃었다.
비록 이제는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한번 스승은 영원한 스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최원태와 홍원기 감독의 인연은 언제 어떻게 다시 이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최원태는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5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키움 전신)에 입단한 선수다. 데뷔 시즌부터 키움의 마운드를 지켰고 데뷔 3년 차였던 2017시즌 11승을 거두며 10승 투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2017~2019시즌 3년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하며 명실상부 키움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됐다. 올 시즌도 키움에서 17경기 선발로 등판해 102.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25 6승 4패로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다. LG로 트레이드되기 전까지 8시즌 통산 66승 48패 평균자책점 4.27을 기록한 KBO리그를 대표하는 국내 우완 투수다.
한편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정상을 노리는 LG는 최원태를 품기 위해 리그 최고의 유망주 중 한 명인 이주형과 미래의 선발자원 김동규, 그리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넘겼다.
타격의 팀으로 전반기를 보냈던 LG는 유일한 약점으로 뽑혔던 선발 투수 보강에 성공하며 우승 확률을 높였다. 케이시 켈리, 아담 플럿코의 외인 원투펀치와 임찬규, 최원태로 이어지는 선발 마운드는 이제 다른 팀과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5선발 자리에는 다음 주 복귀하는 김윤식이 이정용, 이지강 등과 경쟁하고 있다.
최원태의 가세로 질과 양적으로 탄탄한 마운드를 보유하게 된 LG는 '윈나우'를 외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트레이드 후 옛 스승 홍원기 감독을 만난 최원태.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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