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의 꽃] 1500년 전 아라가야의 꽃을 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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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경남 함안 성산산성(6세기경 아라가야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됨)에 대한 발굴조사 과정에서 옛 연씨가 발견됐습니다.
이에 함안박물관은 농업기술센터와 공동으로 싹 틔우기를 시도한 끝에 2010년 7월 7일 오전 7시 처음으로 '붉은 빛이 감도는 연꽃'을 피우는데 성공했습니다.
꽃잎 길이는 요즘 연꽃이 6~13㎝인데 비해, 출토된 씨에서 피어난 연꽃은 13㎝ 내외로 긴 편이며, 꽃잎 수도 요즘 연꽃이 13~30개로 많은데 비해, 12개 전후로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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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경남 함안 성산산성(6세기경 아라가야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됨)에 대한 발굴조사 과정에서 옛 연씨가 발견됐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 연대를 분석한 결과, 지금으로부터 650~760년 전, 고려시대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함안박물관은 농업기술센터와 공동으로 싹 틔우기를 시도한 끝에 2010년 7월 7일 오전 7시 처음으로 ‘붉은 빛이 감도는 연꽃’을 피우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연꽃이 바로 ‘아라홍련(阿羅紅蓮)’입니다.
아라(阿羅)라는 이름은 함안 지역에 자리 잡고 있던 아라가야(阿羅伽耶)에서 따왔습니다. 아라홍련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연꽃과 많이 다릅니다. 꽃잎 길이는 요즘 연꽃이 6~13㎝인데 비해, 출토된 씨에서 피어난 연꽃은 13㎝ 내외로 긴 편이며, 꽃잎 수도 요즘 연꽃이 13~30개로 많은데 비해, 12개 전후로 적습니다. 꽃봉오리는 요즘 연꽃이 원형 또는 타원형인데 비해 긴 타원형입니다. 무엇보다 큰 차이점은 출토된 씨에서 피어난 연꽃은 꽃잎 아래가 흰색, 중간은 선홍색, 끝은 홍색으로 요즘 연꽃의 홍색과 다릅니다.
아라홍련은 고려시대 탱화 및 벽화의 모습에 등장하는 진화되지 않은 순수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수십 종의 유사한 홍련과 비교했지만 같은 종은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함안박물관은 함안군에 500여 평의 부지를 마련하여 ‘아라홍련 시배지’를 조성했습니다. 처음 핀 아라홍련의 씨뿌리 150촉을 2011년 5월 옮겨와 심는 등 고유종 보호와 개체 수를 늘이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700여 년이라는 시공간을 훨훨 날아 우리 품으로 온 아라홍련은 아라가야의 역사성을 상징하며 군주의 꽃인 동시에 백성의 꽃으로 함안군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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