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의 꽃] 1500년 전 아라가야의 꽃을 피우다

박수현 기자 2023. 8. 3.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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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경남 함안 성산산성(6세기경 아라가야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됨)에 대한 발굴조사 과정에서 옛 연씨가 발견됐습니다.

이에 함안박물관은 농업기술센터와 공동으로 싹 틔우기를 시도한 끝에 2010년 7월 7일 오전 7시 처음으로 '붉은 빛이 감도는 연꽃'을 피우는데 성공했습니다.

꽃잎 길이는 요즘 연꽃이 6~13㎝인데 비해, 출토된 씨에서 피어난 연꽃은 13㎝ 내외로 긴 편이며, 꽃잎 수도 요즘 연꽃이 13~30개로 많은데 비해, 12개 전후로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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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아라홍련

2009년 5월 경남 함안 성산산성(6세기경 아라가야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됨)에 대한 발굴조사 과정에서 옛 연씨가 발견됐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 연대를 분석한 결과, 지금으로부터 650~760년 전, 고려시대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함안박물관은 농업기술센터와 공동으로 싹 틔우기를 시도한 끝에 2010년 7월 7일 오전 7시 처음으로 ‘붉은 빛이 감도는 연꽃’을 피우는데 성공했습니다. 이 연꽃이 바로 ‘아라홍련(阿羅紅蓮)’입니다.

아라홍련의 색깔은 요즘 연꽃의 짙은 홍색이나 선홍색과 달리 꽃잎 아래가 흰색, 중간이 선홍색, 끝이 진한 홍색으로 은은하면서도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박수현 기자


아라(阿羅)라는 이름은 함안 지역에 자리 잡고 있던 아라가야(阿羅伽耶)에서 따왔습니다. 아라홍련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연꽃과 많이 다릅니다. 꽃잎 길이는 요즘 연꽃이 6~13㎝인데 비해, 출토된 씨에서 피어난 연꽃은 13㎝ 내외로 긴 편이며, 꽃잎 수도 요즘 연꽃이 13~30개로 많은데 비해, 12개 전후로 적습니다. 꽃봉오리는 요즘 연꽃이 원형 또는 타원형인데 비해 긴 타원형입니다. 무엇보다 큰 차이점은 출토된 씨에서 피어난 연꽃은 꽃잎 아래가 흰색, 중간은 선홍색, 끝은 홍색으로 요즘 연꽃의 홍색과 다릅니다.

아라홍련은 주변에서 흔하게 보는 연과 크기, 색깔, 꽃잎의 수 등 다른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박수현 기자


아라홍련은 고려시대 탱화 및 벽화의 모습에 등장하는 진화되지 않은 순수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며, 수십 종의 유사한 홍련과 비교했지만 같은 종은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함안박물관은 함안군에 500여 평의 부지를 마련하여 ‘아라홍련 시배지’를 조성했습니다. 처음 핀 아라홍련의 씨뿌리 150촉을 2011년 5월 옮겨와 심는 등 고유종 보호와 개체 수를 늘이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700여 년이라는 시공간을 훨훨 날아 우리 품으로 온 아라홍련은 아라가야의 역사성을 상징하며 군주의 꽃인 동시에 백성의 꽃으로 함안군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700여 년이라는 시공간을 넘어 우리 곁으로 온 아라홍련은 소설, 연극, 축제, 전시 등을 통해 함안군의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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