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정치언어에 무지, 노여움 푸시라"→ 김민하 "혁신위가 혁신당할 판"

2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김은경혁신위원회 혁신간담회가 열리는 강원 춘천 세종호텔 앞에서 강원도민이 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 News1 이종재 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여명 비례 투표제' 논란을 야기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과 관련해 "혁신위원회가 혁신당하게 생겼다"라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줄곧 교단에 선 탓에 정치언어가 서툴러 일어난 오해라며 양해를 구했지만 당내에선 '직접적인 사과', 그것도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지금은 양해를 구할 때가 아닌 '엎드려 빌 때'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대1 표결해야 하느냐"고 발언해 '노인폄훼' 논란을 야기했고 양이원영 의원이 편드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즉각 대한노인회는 2일 성명을 내고 당지도부, 김은경 위원장, 양이원영 의원이 직접 찾아와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지 않으면 민주당사를 찾아 강력한 항의시위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양이원영 의원이 한병도 의원과 함께 대한노인회을 찾아 김호일 회장 등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 박광온 원내대표도 3일 대한노인회를 방문, 당 차원의 사과를 전하기로 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일 오후 강원 세종호텔 사파이어홀에서 열린 혁신간담회에서 참석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 News1 이종재 기자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2일 강원도 춘천에서 진행한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듣겠습니다, 강원 도민과의 대화' 행사 인사말을 통해 "교수라서 정치언어를 잘 모르고 깊게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며 "어르신들이 노여움을 푸셨으면 한다"고 이해를 구했다.

또 "민주주의는 투표로 우리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니까 다같이 의사표현을 잘해보자는 취지, 청년들이 투표장에 올 수 있게끔 투표권이 그렇게 중요하다고 표현하는 과정이었는데 그 부분이 다소 오해 있게 됐다"며 "어찌 됐건 상처드렸다면 노여움 좀 풀어주시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분위기는 김종민 의원, 박주민 의원,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 친명 비명 가리지 않고 김 위원장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김종민 의원은 "김은경 위원장의 발언은 변명할 여지 없는 '백번 잘못한 발언'으로 입장문 정도로 수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 전에 공식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시사평론가인 김민하씨는 2일 오후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정치적 경험이 없다 보니까, 미숙하다 보니까 이런 일도 벌어졌는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이런 모드로 가는 게 맞다"고 했다.

하지만 "혁신위 대변인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혁신위원 중 한 분은 '국민의힘 일이나 신경 써라'고 이야기했다. 이러면 혁신위가 하는 혁신이 과연 될까? 오히려 혁신위가 혁신을 당하게 생겼다"며 혁신위가 무엇이 급한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