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파이낸셜] 역선택과 고지의무 위반 조항에 대한 올바른 이해

박승진 삼성생명 FC 영업본부 프로

일반적으로 보험가입자의 건강 상태와 같은 특수정보는 보험사에게 정확히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비대칭정보 상황 하에서 보험계약 체결이 이루어지곤 한다. 이처럼 시장에서 거래를 할 때, 경제주체 간 정보 비대칭으로 상대적으로 부족한 정보를 가진 쪽이 불리한 선택을 하게 돼 경제적 비효율이 발생하는 상황을 우리는 '역선택' 상황이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이른바 '악화가 약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어 결론적으로 사회적 순손실을 일으키기 때문에 역선택은 문제가 된다. 역선택은 정보가 상대적으로 많은 쪽이 신호발송(Signaling)을 하거나,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은 쪽이 선별(Screening)하는 등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시장에서 역선택을 이용해 보험금을 노리고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보험 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 상법은 제651조를 두어 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를 인정하고 있다(전단).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의 고지를 할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내,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그것이며, 이 조항으로 인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자신의 건강 상태 등 중요사항을 보험가입 시 고지해야 한다.

물론 개인의 정보를, 그것도 고유한 건강상태와 같은 민감한 정보를 보험사에 강제적으로 고지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은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인간의 본성에 비추어 볼 때, 본인에게 불리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쾌·불쾌 관점에서 불쾌에 해당하므로 인간의 본성에 반하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사람은 많은 사람을 위하고, 많은 사람은 한 사람을 위하는 것이 보험의 궁극적인 목표임을 고려한다면 고지의무는 쾌·불쾌 관점이 아닌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