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잇달아 대한노인회 방문사과…김은경 직접 사과 대신 "노여움 푸시라"

김세희 2023. 8. 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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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오늘 11시 대한노인회 방문 예정
'노인비하' 논란 양이원영 2일 직접 사과
한병도·이해식도 민주당 사과 입장 전달
2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이 '노인 폄하' 논란과 관련해 사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을 만나고 있다. 맨 왼쪽은 한병도 의원.<연합뉴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대한노인회를 찾아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을 사과한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민주당 과거 노인 비하 발언까지 소환할 정도로 악영향을 미치자 원내 지도부가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대한노인회를 방문할 예정이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오후 충북도청에 마련된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대한노인회 회원, 어르신들께서 상처받은 부분에 대해서 대단히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며 "찾아뵙고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은 매사 언행에 신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대한다는 기본 원칙이 있다"며 "또 모든 국민들의 어떤 문제에 대해 무한 책임진다는 각오로 당을 새롭게 다져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재차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국민의 말씀을 겸허하게 경청하고 배려하는 자세로 대할 것이다. 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국회에서 "오늘 오후까지 대한노인회에 직접 와서 충분한 경위를 설명하고 해명하고 사과하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다는 것을 약속하고 그런 것들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직적으로 민주당 당사 지구당을 항희 방문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한병도 의원과 조직사무부총장인 이해식 의원이 오후 용산구에 있는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당의 사과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회장은 김 위원장이 직접 찾아와야 한다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노인 비하' 발언을 한 김 위원장을 옹호했다가 같은 논란에 휩싸인 양이원영 의원도 저녁에 노인회를 찾아 직접 사과했다.

김 회장은 양이 의원에게 "김 위원장 발언에 노인들이 분노하고 있는데, 그걸 동조하고 맞다고 하면 그게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이 하는 말"이라며 항의했다.

양이 의원은 "오해 불러일으키는 표현을 써서 죄송하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연거푸 사과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에게 1인 1표의 민주주의 참정권이 있고 그걸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도 저도 동의하지 않는다. 절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김 회장은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인데 당을 망치려고 하는 발언"이라며 "그렇게 발언을 경솔하게 해서 선거인데 그 당이 어찌 되겠나"라고 재차 불쾌감을 표했다.

양이 의원은 "제가 표현을 잘못 쓴 것도 있지만, 억울하다"고 했다.

그는 "어르신들 빈곤율이 너무나 높아 이쪽 복지를 강화하는 것을 우리 당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저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이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또 와야 하면 오겠다. 몇번이라도 올 수 있고, 너무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며 "저도 곧 그렇게 될 텐데 폄하 발언처럼 비치게 돼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후 7시 춘천에서 열리는 '강원도민과의 대화' 행사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행사장에서 "청년들의 투표권이 중요하다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오해가 있었다"며 "상처를 드렸다면 노여움을 풀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저도 곧 환갑이다. 사실 노인 받열에 곧 있으면 드는데 교수라 철없이 지내서 정치적 언어를 잘 모르고, 정치적 맥락과 무슨 뜻인지도 아마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며 "그렇게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자신의 발언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직접적인 사과의 말이나 기자회견은 없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여명 비례투표'를 언급해 논란에 휩싸였다.여명 비례투표란 남은 기대수명에 따라 표를 행사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기대 수명이 80세라고 가정하면 여명이 60년인 20세 유권자는 여명이 20년인 60세 유권자보다 세 배 더 표를 행사할 수 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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