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운이죠”…우상혁의 시선은 2028 LA 올림픽까지 향해 있다 [MK인터뷰]
“(전성기 때 메이저대회가 붙어 있는 것도) 운이죠. 2028년 LA 올림픽까지 뛸 생각은 있습니다(웃음).”
한국을 넘어 세계 높이뛰기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는 우상혁의 시선은 2028년까지 향해 있었다.
2023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둔 우상혁은 2일 인천문학경기장 주경기장에서 진행된 미디어와의 인터뷰를 통해 출사표를 던졌다.
우상혁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지난해 5월 펼쳐진 도하 다이아몬드리그(2m33)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같은해 7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진행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2m35를 기록,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2m37)에 이어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선수가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지난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경보 20km에서 동메달을 따낸 김현섭에 이어 우상혁이 두 번째였으며, 은메달 및 트랙&필드 종목으로 범위를 좁히면 우상혁이 최초였다.
다만 우상혁은 올해 들어 다소 굴곡이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2월 카자흐스탄 아시아실내육상선수권(2m24), 5월 카타르 도하 다이아몬드리그(2m27), 6월 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2m30)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7월 스톡홀름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난조에 발목이 잡히며 기록을 남기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그럼에도 우상혁은 자신이 넘쳤다. 2일 취재진과 만난 그는 “스톡홀름 대회 직전 정선 육상선수권에서 2m33을 넘었다. 사람들마다 보상 심리가 있지 않나. 저도 모르게 개인적으로 만족을 해서 음식을 조금 먹었다. 거기에 대해서 제 관리가 조금 소홀했던 것 같고, 면역도 떨어졌다. 안 좋을 때 안 좋은 상황이 다 겹쳤다. 이것을 집중의 계기로 삼았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우상혁은 곧바로 이어진 7월 태국 아시아선수권에서 2m28로 6년 만에 정상을 탈환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그는 “다른 생각을 좀 안 하는 것 같다. 의심도 안 하는 편이다. 운동을 최대한 열심히 한다. 이만큼 준비했는데 못 뛸 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성공적인 다이어트와 맹훈련을 했다고 밝힌 우상혁은 “이번에 출국하게 되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긴 여정이다. 진천선수촌에 열흘 정도 있으면서 정말 준비를 잘 했다. 지난해 유진 대회(준우승)에서 얻지 못하고 맡겨 놓은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이번에 꼭 찾아오겠다. 기분도 좋고 정말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종목이지만, 오는 9월 중반부터 펼쳐지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황선우(수영), 전웅태(근대5종)의 선전을 기원하기도 한 우상혁은 국내에서 진행된 이번 훈련의 성과에 대해 “체력 비축을 잘했다. 진천선수촌에서는 새벽과 오전, 오후에 훈련을 하는데, 에너지 및 체력을 많이 키워놨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계선수권이 끝나면 그는 곧바로 31일(현지시각) 스위스 취리히에서 진행되는 다이아몬드리그에 진출한다. 여기에서 포인트를 획득할 경우 우상혁은 9월 17일부터 이틀 동안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펼쳐지는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에 진출하게 된다.
그는 지난해 도하 대회와 모나코 대회에서 각각 우승,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파이널에 진출하지 못했다. 갑작스런 난조에 발목이 잡히며 로잔 대회에서 8위에 그쳤기 때문. 우상혁은 기필코 이번에는 한국인 최초로 파이널 티켓을 거머쥘 태세다. 현재 다이아몬드리그 랭킹 5위(14점)를 마크 중인 그는 취리히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상위 6명에게 주어지는 파이널행을 확정할 수 있다.
우상혁은 “아마 세계선수권이 끝나면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순위가 확정된 선수들은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 안 뛸 것이다. 저는 세계선수권은 물론, 다이아몬드리그에서도 힘을 쏟아 부을 예정”이라며 “대회에서 퇴근할 때 묵직한 것(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 트로피)을 들고 오고 싶다”고 강조했다.
세계선수권에서 우상혁의 가장 큰 경계 대상은 역시 주본 해리슨(미국)과 바르심이다. 해리슨은 올해 출격한 5대회에서 모두 우승했고, 바르심은 2m43을 넘으며 역대 세계 2위의 기록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우상혁은 “결국엔 세계선수권은 시합을 많이 경험한 사람에게 유리하다”며 “예선을 뛰고 하루 쉬고 결선을 뛴다는 것은 확실히 힘들다. 해리슨도 분명히 그럴 것이다. 저는 연습 때 그것을 맞춰가며 시합을 해서 큰 부담이 없다. 오히려 결승을 뛰는 것이 더 기대가 된다. 하루 뛰고, 하루 쉬고 하루 뛰는 훈련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의 차이다. 예선 때 (점프) 횟수가 적으면 적을 수록 우승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저는 연습 때도 최대한 (첫 날 점프를) 적게 뛰려고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바르심이 최근 올해 안에 2m40을 다시 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아마 뛴다 하면 같이 뛸 것”이라며 “먼저 뛴 사람이 앞으로 5년 간은 우승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제가 2m40을 뛰어본 적은 없지만, (연습 때) 바를 놓고 많이 봤다. 이제는 그리 높아보이지는 않는다”고 눈을 반짝였다.
계속해서 우상혁은 “많이 자주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처음에는 그런 훈련을 잘 안 했는데, 자주 보다 보니 무뎌지더라. 제가 3년 전까지만 해도 2m30도 한, 두번 성공할 정도였는데 이제는 못해도 30번은 넘게 뛰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느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차후 몇년 간 높이뛰기 대회는 쉴새 없이 계속된다. 굵직굵직한 대회들만 나열해보자면 먼저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이 열리며 2025년에는 도쿄에서 세계선수권이 펼쳐진다. 이어 2026년 일본 아이치와 나고야에서 아시안게임이 진행되며 2027년에는 다시 세계선수권(개최 장소 미정)이 개최된다. 그리고 2028년에는 LA 하계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피곤할 수도 있겠지만, 전성기 시절 많은 대회가 쉬지 않고 열린다는 것은 우상혁에겐 행운일 수도 있다.
우상혁 역시 “(전성기 때 메이저대회가 붙어 있는 것은) 운이다. 보통 1년은 딱 쉬는 해가 있는데, 2026년, 2027년 다 대회가 있고, 2028년에는 LA 올림픽이다. LA까지 뛸 생각은 있다”고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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