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꿈꿔요” 라요 바예카노 후베닐A 입단 ‘17세 재미교포’ 김준형의 꿈 [SS인터뷰]

김용일 2023. 8. 3.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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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요 바예카노 후베닐A에 입단한 김준형(왼쪽). 사진은 지난 4월 라요 시우다드 알코벤다스 후베닐B 시절 데포르티보 알라베스 후베닐B와 경기 모습. 출처 | 시우다드 알코벤타스


김준형이 지난달 25일 마드리드에서 있는 라요 바예카노 사무국에서 후베닐A 입단을 확정한 뒤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하고 있다. 출처 | 라요 바예카노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유럽 빅리그 중심에서 동양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공하겠다는 청운의 꿈을 품은 ‘17세 재미교포 유망주’가 스페인 라 리가 라요 바예카노 후베닐A(18세 이하 팀)에 입단했다. 2005년생인 나타니엘 킴(한국명 김준형·17)이다.

김준형은 유년 시절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에 있는 프리미어 사커 클럽 U-9, U-11 등을 거치며 축구를 익혔다. 2019년 캘리포니아 주 U-15 대표 선발전에 초청되는 등 재능을 인정받았다. 독일 일부 구단 스카우트도 그를 보기 위해 몇 차례 방문했다.

축구 선수의 길에 확신을 느낀 그는 만 14세 때인 2020년 스페인행 비행기에 올랐다. 최근 비시즌 휴식기에 본지와 만난 김준형은 “미국에서 대표급 선수들과 훈련해보고, 여러 스카우트로부터 나를 평가받으면서 나를 믿고 더 테스트해보고 싶더라. 더 큰 무대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을 품게 됐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사업 차 국내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그는 현지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아 홀로 스페인에서 생존에 돌입했다.

출처 | 시우다드 알코벤타스


다부진 의지는 조금씩 빛을 발휘했다. 지난 2022~2023시즌 라요 시우다드 알코벤다스 후베닐B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잡으며 현지 관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마드리드에 연고를 둔 라 리가 전통의 클럽 라요 바예카노로부터 후베닐A 입단 제안을 받았고, 지난달 25일 입단식을 치렀다.

후베닐A는 성인 2군 팀의 바로 전 단계다. 과거 이승우(수원FC) 백승호(전북)가 FC바르셀로나 유스 시절 후베닐A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국내에도 현지 시스템이 잘 알려져 있다.

김준형은 ‘축구 아이큐’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이답지 않게 공을 노련하게 소유하고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것에 호평받고 있다.

스페인 생활 초기엔 여러 동양인 선수가 겪는 인종차별을 겪어야 했다. 그는 “처음 팀에서 친선경기를 뛰는 데 스페인 한 동료가 감독에게 ‘얘(김준형)는 왜 뛰게 하느냐. 중국인이지 않느냐’고 말하더라. 당시엔 스페인어를 이해하지 못했을 때다. 나중에 알게 됐다”며 “그 후 경기에서 내가 잘 하고 골도 넣으면서 인정해주더라”고 웃었다.

무던한 그의 성격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됐단다. “일부러 일부 선수들이 나를 꾸짖는 거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는데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문화 차이라고 생각했고, ‘운동장에서 이기면 된다’고 믿었다”고 했다.

동양인 선수가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전문 포지션으로 두고 있어 더 눈길을 끈다. 김준형은 이 얘기에 “그래서 더 동기부여가 생긴다. 공을 소유하면서 패스 주고받는 플레이를 좋아한다. 빌드업이 장점”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롤 모델을 묻자 마르코 베라티(파리 생제르맹)를 언급했다. 그는 “밑에서 공을 갖고 올라오는 것을 잘하더라. 템포 조절도 해주고. 닮고 싶은 선수”라고 했다.

후베닐A에 입성한 만큼 성인 무대까지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된다. 그는 “1군 팀에 올라가서 데뷔하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곳까지 오면서 1%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도전하는 게 맞다고 여겼다. 체격도 더 키우고, 기술도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또 “과거 이승우 선배가 후베닐A 등 유스 시절 정말 근성이 강했다더라. 어느 상황이든 과감하게 공격하고, 태클도 하고 강한 열정이 이곳에 잘 들어맞았다고 들었다. 나 역시 강하게 마음 먹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훗날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마음도 전했다. 김준형은 “미국 국가대표를 원했다면 (미국에) 남지 않았을까. 어린 시절부터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느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 국적을 얻어 각급 대표팀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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