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빌런 만들기 멈춰라”…‘말아톤’ 감독이 올린 글
최근 웹툰작가 겸 유튜버 주호민씨가 자신의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것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자폐증을 가진 소년 ‘초원이’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주씨 가족들에 대한 과도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감독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말아톤’ 감독으로서 특정 웹툰작가에 대한 멸문지화(가문이 사라지는 재앙)급의 과도한 빌런 만들기를 멈추길 바란다”고 적었다.
정 감독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특수학교를 늘리는 등 관련시설 확충 및 대책을 마련하고,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그의 아들을 포함한 많은 발달 장애 아이들이 집 근처에서 편안히 등교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를 대폭 증설하고 예산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언론과 여론이 힘을 쏟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아울러 특수학교를 세우려 할 때마다 집값 떨어진다고 길길이 뛰며, 장애를 지닌 아이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빌도록 만드는 고질적인 님비(Not in my back yard·지역 이기주의) 현상을 재고하는 계기 또한 되길 빈다”고 했다.
정 감독은 “그러지 않는다면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고양을 위해 쌓아온 그 동안의 사회적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이 땅의 수많은 초원이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힐 우려가 크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을과 을의 싸움이 지닌 무의미함과 비극성은 영화 ‘기생충’에서 충분히 보았다”고 덧붙였다.
주씨는 앞서 지난해 9월 특수교사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 이유에 대해 주씨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녹음에는 단순 훈육이라 보기 힘든 상황이 담겨있었다”고 밝혔다. 주씨 부부는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A씨가 문제발언을 했다는 정황을 확보했다.
현재 A씨는 아동학대 혐의로 수원지법에서 재판받고 있다. A씨는 신고 직후 직위 해제됐으나 지난 1일 복직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8일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주씨는 2일 추가 입장문을 통해 “아내와 상의하여 상대 선생님에 대해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며 “지금 이 상황에서라도 가능한 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며칠 동안 저희 아이의 신상이나 증상들이 무차별적으로 여과 없이 공개가 되고, 열 살짜리 자폐 아이를 성에 매몰된 본능에 따른 행위를 하는 동물처럼 묘사하는 식의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부모로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저에 대한 자극적 보도는 감내할 수 있지만 이것만은 멈춰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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