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피안타 분명 흔들렸는데...' 류현진 현지서는 극찬 왜? "빼어난 복귀전, 아주 좋은 출발"

김우종 기자 2023. 8. 3.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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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류현진이 2일(한국시간) 볼티모어전에서 1회 뜬공 타구를 바라보고 있. /AFPBBNews=뉴스1
분명 강팀은 강팀이었다.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426일 만에 빅리그 복귀전에서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강타선을 상대로 패전을 떠안았다. 그래도 특유의 날카로운 제구력과 함께 최고 147㎞에 달하는 구속을 보여주며 다음 등판 희망을 밝게 했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펼쳐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3-3 동점 상황에서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에 홈런을 얻어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뒤 426일, 약 1년 2개월 만에 다시 밟은 빅리그 마운드였다. 총투구수는 80개. 포심 패스트볼 33개, 체인지업 22개, 커브 20개, 커터 5개를 각각 구사한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 91마일(약 146.5㎞), 평균 구속 89마일(143.2㎞)을 각각 기록했다.

복귀 후 처음으로 선택한 공은 88.2마일 체인지업. 바깥쪽으로 낮게 들어갔으나 애들리 러치맨이 잘 받아치며 중전 2루타로 연결했다. 이어 라이언 마운트캐슬이 3구째 몸쪽 84.7마일 커터를 잡아당겨 좌중간 적시 2루타를 터트렸다. 후속 앤서니 산탄데르에게도 좌전 안타를 맞으며 1, 3루 위기에 몰린 류현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류현진의 공을 공략한 볼티모어 타자들의 전략이 빛났다.

하지만 그래도 류현진은 류현진이었다. 오스틴 헤이즈를 2구째 2루 뜬공으로 잡아낸 뒤 거너 헨더슨을 2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이 사이 3루 주자 마운트캐슬이 홈을 밟았다. 다음 타자 조던 웨스트버그는 5구째 헛스윙 삼진 아웃. 바깥쪽 77.8마일 체인지업이 결정구였다. 이닝 종료.

류현진이 1회 아쉬워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류현진이 2일(한국시간) 첫 투구를 앞두고 볼을 줍고 있다. /AFPBBNews=뉴스1
2회에도 류현진은 실점했다. 선두타자 라몬 우리아스에게 뿌린 77.9마일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몰리며 좌익수 방면 2루타로 연결됐다. 이머 라이언 매케나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간 우리아스. 류현진은 호르헤 마테오를 3루 땅볼 처리했으나, 다음 타자 러치맨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허용하며 3실점째를 기록했다. 7구째 69.8마일 커브가 바깥쪽 낮은 존에 살짝 걸치게 잘 들어갔다. 그런데도 러치맨의 배트 끝에 걸린 타구가 느리게 굴러가며 외야로 빠져나갔다. 후속 마운트캐슬을 좌익수 직선타로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친 류현진.

3회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선두타자 산탄데르에게 6구째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6구째 낮게 떨어지는 71.4마일 커브를 잘 받아쳤다. 그러나 헤이즈를 2루수 앞 병살타, 헨더슨을 삼진으로 각각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엔 선두타자 웨스트버그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토론토는 2회 잰슨의 좌중월 투런포와 3회 벨트의 솔로포로 승부를 3-3 원점으로 돌렸다. 5회에는 1사 후 마운트캐슬에게 중전 안타, 산탄데르에게 볼넷을 각각 내주며 1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헤이즈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또 한 번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3-3 동점 상황에서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 결과론일 수도 있지만 5회에 투구를 마쳤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선두타자 헨더슨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77.4마일 체인지업을 던졌다. 그러나 류현진답지 않게 한가운데로 몰리면서 우월 솔로포로 연결되고 말았다. 결국 여기까지였다. 류현진은 3-4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고, 팀은 7회 3점, 8회 4점, 9회 2점을 각각 내준 끝에 3-13으로 완패했다. 류현진은 시즌 첫 패전을 떠안았다. 평균자책점(ERA)은 7.20.

거너 헨더슨(왼쪽)이 2일(한국시간) 6회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AFPBBNews=뉴스1
1회 땀을 닦고 있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 비록 흔들렸지만... '수술 후 1년 2개월만' 복귀전임을 감안하면 분명 나쁘지 않았다
비록 패전을 기록했지만, 다음 등판을 기대케 한 류현진의 투구였다. 총 80구 중 스트라이크는 54개. 토론토 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류현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체인지업의 제구가 좀 안 좋은 면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괜찮았다. 특히 커브가 좋았다. 구속은 앞으로 1~2마일(약 1.6~3.2㎞) 정도 더 올라올 것 같다"고 자평한 뒤 "내가 원하는 곳에 던지지 못했고, 선발 투수가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해 조금 아쉽긴 하다. 그래도 5이닝 이상 버텼다. 또 6회에 마운드에 올라간 게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 모든 면에서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류현진은 "복귀전을 준비하면서 긴장도 많이 했다. 경기하다 보니 재미있었다. 어깨 수술 이후 복귀했던 2016년보다 몸 상태는 편한 것 같다"면서 "많은 한국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음에는 꼭 승리로 기분 좋게 해드리고 싶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사령탑도 류현진의 투구에 흡족함을 드러냈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이 1회 볼티모어의 강타선의 기습적인 공격을 당했다. 그렇지만 체인지업과 커브, 빠른 볼이 모두 좋았다. 전형적인 류현진의 모습을 보여줬다. 다음 등판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신뢰를 보냈다. 이어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이 여기에 다시 서기까지 기울인 노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가 돌아와 팀에 기여한 게 기쁘다. 5회에는 결정적 위기에서 병살타를 끌어냈다. 비록 6회에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아주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그는 팀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선수다. 클럽하우스에서도 마찬가지"라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투구를 펼칠 것이라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 후 현지 매체도 류현진의 복귀에 좋은 평가를 내렸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류현진의 출발이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다. 1회 제구가 흔들렸다. 2회까지 5안타를 허용하며 3실점을 기록했지만, 이후 3회부터 안정감과 리듬을 찾았다. 91마일의 최고 구속을 찍었는데, 첫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류현진은 스트라이크 기계와 같은 투구를 했다. 다만 87~88마일(140~141.6㎞)대 속구를 자주 던졌다. 토론토가 6인 선발 로테이션을 활용하는 8월에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라 전했다.

이날 중계를 맡은 캐나다 토론토의 스포츠넷 중계진도 류현진의 복귀전에 대해 호평했다. 중계진은 "류현진의 로케이션이 좋아 보인다. 볼티모어의 젊은 타선을 잘 상대했다. (5회까지 8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지만) 투구의 퀄리티가 굉장히 좋아 보이고, 구속도 잘 나오고 있다. 빼어난 복귀전을 치르고 있다. 딜리버리가 아주 좋다. 첫 출발이 나쁘지 않다. 아주 좋은 출발"이라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류현진은 우천 취소 등의 변수가 없을 경우, 오는 8일 오전 8시 10분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리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할 계획이다. 클리블랜드는 올 시즌 53승 55패(승률 0.491, 한국 시각 2일 오후 기준)를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5위 안에도 못 들고 있는 상황. 볼티모어보다 분명 부담이 덜한 상대로 할 수 있다. 과연 류현진이 다음 등판에서는 감격의 복귀 후 첫 승을 따낼 수 있을까.

1회 역투하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1회 뜬공 타구를 바라보는 류현진.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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