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통신문 ‘학부모’ 대신 ‘보호자’…가족 다양성 존중[반갑다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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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말)는 의사소통의 도구를 넘어 국민의 알 권리와 인권을 실현하는 연장입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공공언어는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로 써야 합니다.
인터넷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면 '신록의 계절'이라는 상투적 인사말로 시작하는 학교 가정통신문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말로 '잎이 푸른 계절' 정도로 대신해 표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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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계절’은 그만, 잎 푸른 계절
첨부→덧붙임, 훈화→말씀 대체 가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늦봄이나 초여름께 학교에서 보내는 가정통신문의 첫 구절을 보면 거의 판박이다. 인터넷 검색서비스를 이용하면 ‘신록의 계절…’이라는 상투적 인사말로 시작하는 학교 가정통신문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한자어인 신록(新綠)은 늦봄이나 초여름에 새로 나온 잎의 푸른빛을 뜻한다. 우리말로 ‘잎이 푸른 계절’ 정도로 대신해 표현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상투적인 내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학교 가정통신문에 자주 쓰는 표현을 보면 한자어가 많다. 한자 단어가 들어가면 문장이 짧아지고, 간결하게 내용을 알릴 수 있어 주로 관공서 문장에도 많이 쓰인다. 이해도를 높이기보다 효율성을 앞세운 것이다. 가정통신문이 학교나 학원 등에서 아이의 교육 지도 상 필요한 사항을 기재해 보호자에게 발송하는 문서이긴 하지만, 읽는 주체에 어린이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놓치고 있는 셈이다.
자주 쓰이는 ‘교장선생님 훈화’도 교육현장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일본식 표현이다. ‘교장선생님 말씀’ 정도로 대체할 수 있다. 흔히 쓰이는 별책, 사물함도 일본식 표현이다. 각각 딸림책, 개인보관함 등으로 고쳐 쓰는 게 좋다.
‘학부모 수업 참관’이라는 표현은 차별적 요소와 권위적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바꿔야 한다. ‘참관’은 지켜보라는 지시투의 말이고, 다양한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보호자를 수업에 초대하기’ 정도로 표현하면 된다.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은 “가정통신문은 학교 교육이 가정 교육으로 다시 이루어지는 교육공간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는 아이들이 놓여 있다”며 “아이들 눈높이에서 쉽고 바른말, 그리고 정보나 내용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전달해 주는 뚜렷한 말을 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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