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가 곰이냐?…"피싱 등 수사과 업무 떠안은 형사들 불만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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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만 죽어나겠네요. 역시 형사들은 곰이야." "형사들 죽으라 소리네, 죽어봅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보이스피싱(사기전화) 등 주로 수사과에서 담당하던 업무를 형사과로 이관하는 등 수사경찰 리뉴얼(새단장) 방안을 내놓자 형사들이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이다.
그중 수사과에서 주로 담당하던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등 피싱 범죄를 떠안은 데다가 신앙 관련 범죄, 노인·장애인복지법위반, 동물보호법위반 등 죄종까지 수사과에서 넘겨받은 형사들의 경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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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건 팀장 배당 등 과제도 불만…"현실성 없어, 납득어려워"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형사만 죽어나겠네요. 역시 형사들은 곰이야." "형사들 죽으라 소리네, 죽어봅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보이스피싱(사기전화) 등 주로 수사과에서 담당하던 업무를 형사과로 이관하는 등 수사경찰 리뉴얼(새단장) 방안을 내놓자 형사들이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이다. 국수본은 형사의 추적 능력 등을 활용하기 위한 업무분장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이 외에도 다수의 죄종을 이관받게 된 형사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피싱에 동물보호법위반까지 이관…"인력보충 얘기는 왜 없냐"
2일 경찰청에 따르면 국수본은 지난 1일부터 △팀장·팀 중심 수사체계 정립 △수사 기능별 소관 업무 경계 명확화 △피싱 범죄 형사 기능으로 일원화 △규모가 작은 3급지 경찰서의 수사 부서 통합 운영 등의 수사경찰 리뉴얼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수사경찰 리뉴얼은 지난 3월 취임한 우종수 국수본부장이 경찰 수사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야심 차게 내놓은 주요과제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중 수사과에서 주로 담당하던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 등 피싱 범죄를 떠안은 데다가 신앙 관련 범죄, 노인·장애인복지법위반, 동물보호법위반 등 죄종까지 수사과에서 넘겨받은 형사들의 경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찰 내부망 폴넷에서 A형사는 "지능팀 업무 상당 부분이 형사로 이관되는데 왜 인원 이관에 대한 얘기가 전혀 없냐"며 "인원 이관이 되지 않는다면 최소한 형사에서 하는 사기(무전취식·무임승차), 점유물이탈 등 사건은 수사로 이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B형사 역시 "형사과는 그동안 수사과 살리기로 인해 이런저런 사건들을 이관받아 처리하고 있는데도 형사를 보충한다는 소식은 없다"며 "패기 넘치던 젊은 형사들도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전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C형사 또한 "'돌아오는 수사, 떠나는 형사' 국가수사본부는 정말 산하에 '수사'만 있는 듯하다고"고 비판했다.
국수본은 피싱 범죄를 형사가 맡게 된 이유에 대해 기동성과 추적 수사에 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취지에 대해 외려 수사과 소속 수사관들이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D수사관은 "수사는 기동성도 떨어지고 추적도 못 하는 그런 부서였구나"라며 자조 섞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모든 사건 팀장 배당에 "현실성 없어"…자동차관리법 이관받는 교통조사관들도 난색
팀장 중심의 수사체계를 정립하겠다는 과제도 불만을 키우고 있다. 이는 팀에 배당된 모든 사건의 '정수사관'을 팀장으로 지정해 사건 접수부터 수사 진행, 종결까지 수사 전 과정을 책임지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또한 '팀장 지휘역량 평가체계'를 구축해 계급과 연공서열과 관계없이 역량과 의지가 있는 수사관을 팀장으로 보임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서울 일선서 수사과의 한 팀장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수사과 내 한 팀이 100건이 넘는 사건을 맡는데 모든 사건을 팀장이 다 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수사관들 역시 팀장이 모든 사건의 책임자가 된다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E수사관은 "인지부서에서 형사 개인이 공들여 인지한 사건의 정수사관을 무조건 팀장으로 한다는 건 납득이 어렵다"며 "팀장 역량 평가를 왜 팀원들이 하는 사건으로 하는 거냐"고 따져 물었다.
내년부터 수사과에서 주로 담당하던 불법 튜닝 등 자동차 관리법 위반 사건을 교통 기능이 전담하기로 한 내용에 대해서도 교통조사관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F조사관은 "인사이동 때만 되면 근무할 직원이 없어 모셔 오기식으로 발령을 내는 실정인데 이제 업무 과중으로 더욱더 기피 부서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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