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폄하 논란, 죄송합니다"...野, 잇달아 대한노인회 방문

김성은 기자 2023. 8. 3. 06: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the300]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8.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어르신 폄하 발언' 논란 진화를 위해 잇달아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사과한다. 지난 2일 이해식·한병도·양이원영 의원에 이어 3일 오전에는 박광온 원내대표도 대한노인회를 찾는다.

대한노인회 관계자는 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이해식 의원과 한병도 의원이 오늘 오후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과 면담하며 사과했다"며 "대한노인회 입장은 당사자가 직접 와서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에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한노인회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했다. 한 의원은 민주당 전략위원장으로 활동중인 원내지도부다. 또 이해식 의원은 현재 민주당 혁신위원회 일원으로 활동중이다.

박 원내대표는 3일 오전 11시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사과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 좌담회에서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젊은 사람들과) 1대1 표대결하느냐"는 중학생 아들의 질문을 소개하며 "되게 합리적"이라고 해 어르신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김 위원장은 당시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엄마 나이부터 여명까지'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해당 질문은)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1인 1표 선거권이 있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아들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또 이같은 발언에 대해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지금 어떤 정치인에게 투표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하지만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그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옹호성' 발언을 해 논란을 키웠다.

이같은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대한노인회는 즉각 성명을 냈다.

이날 대한노인회는 "950만 노인세대들은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평균 잔여 수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즉 '죽을 때가 다 된 노인에게 투표권을 제한하자'는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노인폄하 발언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동조 발언을 한 양이원영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우리나라 노인을 대표하는 대한노인회를 찾아와서 발언의 진위를 해명하고 진심어린 사과를 통해 재발 방지 약속을 해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논란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명하면서도 2일 오후까지 공식적으로 사과하거나 사과 가능성을 밝힌 바는 없다.

논란이 커지자 먼저 사과에 나선 것은 민주당 지도부다. 박 원내대표는 2일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주는 언행을 삼가겠다"며 "모든 국민의 말씀을 겸허히 경청하고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은 세대 간 갈등해소를 주요 정책 기조로 삼아왔다. 기초연금 도입 확대와 치매국가책임제도 도입 등 노인 복지정책을 강화해왔다"며 "대한민국의 오늘은 우리가 노인이라고 부르는 우리의 아버지·어머니 세대의 희생과 헌신 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은 어르신들의 안정적인 생활과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2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사과할 것을 건의할 생각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 "그 문제에 제가 답하기는 적절치 않다"며 "제가 가는 것은 대리 사과는 아니고 무한 책임의 자세, 어르신들 문제에 무한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간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옹호성 언급을 해 논란을 키웠던 양이 의원은 2일 저녁 한병도 의원과 함께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했다. 양이 의원은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을 만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표현을 써서 죄송하다. 심려끼쳐 죄송하다"며 "설마 저희가, 전체 내용을 보시면, 저도 처음에 오해했다고 전체 글을 옮겼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 이유가 어린 아이가 아이디어를 냈지만 그건 옳지 않다, 모든 사람에게 1인 1표를 행사하는 게 맞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오히려 청년들이 미래를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차원이었고 저도 두 가지 의미로 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이 의원을 만난 김 회장은 "우리 노인들은 1950년대, 60년대에 허리띠를 졸라매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 강국을 만든 사람들"이라며 "영국 속담에 노인 한 사람이 돌아가시면 지혜로운 장서가 가득찬 도서관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 한다. 모두에게 참정권이 동일한데 노인들이 일찍 죽는다고 투표권을 언급하는 것은, 독일 유학까지 하신 분(김 위원장)이 그런 경솔한 발언을 해서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참정권을 제한하는 발언을 해 노인들이 분노하고 있는데 그걸 (양이 의원이) 동조하고 맞다고 하시면 그게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하는 말"이라며 "의정활동 보고 굉장히 훌륭한 분으로 알았는데 이번에 기사 보고 착각하고 실망했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