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고 물 벌컥벌컥 “큰일 납니다”…‘이것’ 한스푼 탔더니 효과가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3. 8. 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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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서울 영등포구의 한 도로가 가열되어 아지랑이가 피고 있다. [김호영 기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등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낮에 바깥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등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일반 생수보다는 염분이나 전해질이 들어있는 식염수, 이온음료 등을 섭취하는 것이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온열환자 응급실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 20일부터 약 2개월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200여명이다. 장마 뒤 역대급 폭염이 지속되면서 환자 수가 2018년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20명 안팎이다.

심한 무더위는 탈수, 고열 등 신체기전에 변화를 일으켜 여러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 열실신, 열경련, 열피로, 열사병 등이 대표적이다. 김태림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특히 기온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노인, 어린이, 기저질환자 등은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열실신은 고온에 따른 혈관장해의 일종으로, 정맥혈이 말초혈관에 쌓이면서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뇌 산소 부족에 따른 실신, 현기증, 급성 피로감 등이 대표 증상이다. 체내 수분량이 충분하더라도 혈류 문제로 열실신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서늘한 곳에 누워 잠시 쉬어야 한다. 만약 의식이 2~3분내 회복되지 않는다면 의료기관에 연락해야 한다. 고온이 지속되는 환경에선 혈압, 맥박수, 자각증상 등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는 데 1~2시간 걸린다.

열경련은 고온 환경에서 심한 육체 노동이나 무리한 운동을 했을 때 근육 경련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주로 팔·다리 근육, 복근, 손가락 굴근 등에 나타난다. 짧게는 30초, 길게는 2~3분간 떨림이 지속된다. 이때는 근육 마사지와 함께 0.1% 농도의 식염수를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 1리터 물에 소금 한 티스푼을 섞는 정도가 적당하다.

열피로는 과도한 땀 배출로 체내 염분이 지나치게 손실됐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구역질, 무기력, 두통, 변비, 설사가 주된 증상이다. 김 교수는 “고온에서 염분을 보충하지 않고 단순히 물만 많이 마셨을 경우 열피로가 나타날 수 있다”며 “산업 현장에선 온열질환이 곧 재해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피로가 발생하면 이온음료처럼 전해질이 함유된 수분이나 식염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덕호 노원을지대병원 교수는 “수분과 당분이 많은 수박, 참외와 같은 제철과일이나 오이를 간식으로 틈틈히 먹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열사병은 중추신경계통의 장해로 전신에서 땀이 배출되지 않아 체온이 40도이상 상승한 상태를 말한다. 고온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군인, 신체기능이 떨어져있는 노인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어지러움, 오심, 구토, 피부건조, 혼수상태, 헛소리 등이 있다.

열사병은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위급한 질환이기 때문에 지체없이 구급차를 불러야 한다. 의료진이 도착하기 전까진 몸 전체를 시원한 물로 흠뻑 적셔 열을 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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