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 양이원영 의원 발언 등도 비판 與 “연일 막말 퍼레이드” 지적 박광온 “상처 주는 언행 삼갈 것” 사태 일파만파 커져 진화 나서 金 “저도 곧 60, 정치언어 잘 몰라 깊이 숙고 못해… 노여움 푸시길”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잔여 수명에 비례해 투표권을 행사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발언으로 불거진 ‘노인 비하’ 논란의 파문이 연일 확산하고 있다. 대한노인회와 여당은 민주당을 맹공격하며 사과를 요구했고,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민주당은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당 지도부 인사들은 2일 대한노인회를 잇따라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교수라서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다”며 거듭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2일 강원 춘천시 세종호텔에서 열린 전국 순회 간담회 '강원도민과의 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노인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950만 노인 세대들은 김 위원장의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발언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김 위원장을 옹호하며 ‘지금 투표하는 많은 이들은 미래에 살아 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하며 “김 위원장과 양이 의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한노인회를 찾아 사과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을 넘어 민주당 전체를 겨냥해 총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노인 패륜당이 되기로 결심했는지 노인 비하 막말 퍼레이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엔 사과라도 했지만 지금은 사과도 없이 적반하장인 걸 보면 실수가 아니라 노인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니 폄하해도 된다는 것이 민주당의 본심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휴가 중인 김기현 대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김 위원장은 그 자리가 그리도 탐나는지 똥배짱으로 버틴다”며 “이런 자들이 백주대낮에 설쳐 대는 정당이 우리나라 제1당이라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일침을 놨다.
與 ‘LH 철근누락’ 관련 간담회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운데)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무량판 공법 부실시공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LH 퇴직자들이 몸담은 전관 업체 문제가 면밀히 조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여당은 민주당 정동영 상임고문과 이해찬 전 대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야권 거물급 인사들의 노인 관련 과거 실언도 잇달아 소환했다. 정 상임고문은 열린우리당 의장이던 2004년 3월 한 강연에서 “미래는 20대·30대들의 무대다.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그분들은 어쩌면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 집에서 쉬셔도 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野 ‘金 위원장 발언’ 사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운데)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인 폄하’ 논란을 빚은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인 한병도 의원과 조직사무부총장인 이해식 의원은 이날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당 차원의 사과 의사를 전달했다. 김 위원장 옹호 발언을 한 양이 의원도 같은 날 대한노인회를 찾았고, 박 원내대표는 3일 방문 의사를 밝혔다. 당사자인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춘천시 세종호텔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민과의 대화 자리에 참석하느라 대한노인회를 찾지는 못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어린아이하고 몇 년 전에 했던 대화를 예시로 끌어내서 청년들이 투표장에 올 수 있게끔 하는, 투표권이 중요하다는 말을 표현하는 과정이었는데 그 부분을 다소 오해한 경우가 있어 그로 인해 마음 상하신 어르신이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노여움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저도 곧 60이다. 곧 노인의 반열에 드는데 교수라서 조금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정치적인 맥락에 무슨 뜻인지도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렇게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고, 많이 듣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