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서 3G 서비스 중단하지만 한국은 아직… “통신요금 비싸 옮기고 싶어도 안옮겨”
데이터보다 가격 우선시하는 노년층·세컨폰 수요 여전
유럽, 미국, 일본 등 세계 곳곳에서 음성과 문자 위주의 3G(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종료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약 234만명이 3G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전체 무선통신 가입자의 2.96%에 해당하는 숫자다. 정부가 2G(2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종료할 당시 서비스 이용자가 각 사 전체 가입자의 1%대의 비중을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국내에서는 당분간 3G 서비스가 이어질 모습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더 나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3G에 이어 LTE(4세대 이동통신), 5G로 나아갈 때마다 통신요금이 비싸져 3G를 선호하는 이용자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은 지난해 말을 끝으로 3G 서비스 종료했다. 앞서 미국 AT&T는 지난해 2월, T모바일은 지난해 7월 3G 서비스를 마무리했다. 유럽에서는 2021년 7월 독일 주요 이동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이 3G 서비스 종료한 것을 시작으로 줄줄이 3G 서비스 종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통신사 TIM은 이미 3G 주파수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영국에서는 보다폰이 2024년초까지, EE와 쓰리가 2024년 말까지 3G 서비스를 중단한다. 일본 상황도 마찬가지다. KDDI가 지난해 3월 3G 서비스를 끝냈고, 소프트뱅크는 2024년 1월, NTT도코모는 2026년 3G 서비스 중단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3G 이용자가 빠르게 줄고있기는 하지만, 서비스를 종료할 정도로 적지는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 3G 이용자는 전년 동기 대비 25.58% 감소해 234만8893명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체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의 2.96%에 해당하는 수치다. SK텔레콤 3G 가입자가 83만2638명, KT가 58만950명이다. 각각 전체 가입자의 2.67%, 3.3%를 차지한다. LG유플러스는 2G에서 바로 4G 서비스를 제공해 3G 가입자가 없다.
과기정통부가 주파수 서비스를 종료할 때는 크게 통신서비스 제공의 지속성과 안정성, 그리고 경제적으로 주파수를 운영하는 게 효율적인지 자원관리 차원에서 살펴보게 된다. 부품 부족 등으로 망 복구가 일부 어렵거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있어 이용자 안전 등을 고려할 때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다. 2G 서비스 종료가 승인됐을 당시에도 과기정통부는 통신 인프라 노후화가 심화되고 서비스 경제성이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3G 가입자가 약 70만명 수준으로는 내려올 때까지는 서비스가 이어질 모습이다.
3G 사용자는 특정 선호층이 강력해 이용자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해석도 많다. 3G 요금제가 LTE와 5G 요금에 비교하면 월등하게 싸기 때문이다. 물론 3G는 음성과 문자 중심이라 데이터 중심의 LTE, 5G와는 상품 내용에 차이가 있지만, 3G에 비하면 5G 최저요금제는 3~4배 비싸다. 아동 및 청소년 요금을 제외한 SK텔레콤의 3G 요금제는 65세 이상 대상의 월 9900원 ‘뉴실버요금제’가, 4G 요금제 중에서는 월 1만2100원의 ‘표준요금제’가, 5G 요금제 중에서는 온라인 전용 상품인 월 3만4000원의 ‘다이렉트5G34′가 가장 저렴한 요금제다. 온라인 전용상품을 제외하면 5G 중에서는 85세 이상을 대상으로한 월 4만1000원의 ‘시니어C형’이 가장 싸다. KT도 마찬가지다. 아동 및 청소년 요금을 제외하면 3G 요금 중에서는 월 9680원의 ‘효 요금제’가, 4G 요금제 중에서는 월 1만2100원의 ‘LTE 음성’요금제가, 5G 요금제중에서는 온라인 전용 ‘5G 다이렉트’가 월 3만4000원으로 가장 싸다. 온라인 요금제를 제외하면 5G 중에서 85세 이상을 대상으로한 월 4만1000원 요금제가 가장 싸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3G는 통상 데이터 소비를 거의 하지 않고 저렴한 통신비를 우선시하는 노년층이 많이 쓰고 있다”며 “데이터 사용을 제한하기 위해 아이들용 첫 휴대폰이나 세컨폰(second phone)으로도 3G가 많이 쓰인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73세 김모씨는 “회사 다닐 때야 통신요금을 회사에서 내줬지만 이제는 부담이라 4G, 5G로 옮겨가고 싶어도 3G를 유지하게 된다”라며 “자식들 외 연락하는 사람도 드물어 무조건 싼 요금을 사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주파수 사용 중단은 통상 이용자 불편과 망의 효율성 측면에서 살펴보게 된다”며 “아직은 3G 사용자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3G 이용자가 몇십만명대로 내려와야 서비스 지속 운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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