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 돈 줄도 끊겨…피 마르는 가상자산업계

최용순 2023. 8.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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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크립토윈터(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중소사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거래소와 대기업 투자를 받은 일부 사업자들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사업자들이 수년째 적자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중소기업현황정보에 따르면 정부 인가를 받은 가상자산사업자(VASP) 36개사 중 두나무, 빗썸, 헥슬란트 등 몇 개사를 제외하고 30여개 업체가 지난해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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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스타트업 누적 적자에 투자 유치도 막혀

"10억원 투자 받기로 했는데, 작년 초에 5억원 받고 나머지는 아직도 못 받았습니다. 사실상 못 받는다고 봐야죠. 작년에 사업 시작하면서 직원도 몇 명 뽑았는데 이제 월급 주기도 힘듭니다. 사업 초기라 돈은 못 벌고 쓸 돈은 많은데 투자가 끊기니 답답합니다." (블록체인 컨설팅사 A대표)

"재작년만 해도 코인 시장에 NFT(대체불가능토큰)나 메타버스가 유망했습니다. 이 업계에 나름 오래 알던 사람들도 많고 전망도 밝아서 뛰어 들었는데 시장이 안 좋아져 회사는 계속 적자고 투자 받기도 힘들어지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네요." (가상자산 플랫폼사 B임원)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크립토윈터(가상자산 시장 침체)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중소사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업체는 수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투자도 끊기면서 고사 직전에 내몰리고 있다.

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거래소와 대기업 투자를 받은 일부 사업자들을 제외하곤 거의 모든 사업자들이 수년째 적자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중소기업현황정보에 따르면 정부 인가를 받은 가상자산사업자(VASP) 36개사 중 두나무, 빗썸, 헥슬란트 등 몇 개사를 제외하고 30여개 업체가 지난해 적자를 냈다. 이 중에는 3~4년째 적자인 업체도 수두룩하다.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서도 이러한 현실은 여실히 드러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36개 가상자산사업자의 총영업이익은 13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300억원 대비 80%나 급감했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에는 전체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조직과 영업기반을 갖추고 기존에 투자를 받은 가상자산사업자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 초 시장 활황기에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들은 상황이 더 안 좋다. IT기업 특성상 개발 인력 충원과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단기간에 수익이 나지 않다 보니 지속적인 투자 유치가 필수다. 하지만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투자마저 끊기다 보니 사업을 접는 곳도 부지기수다.

스타트업 투자유치 절반 급감...투자도 '뚝' 끊겨

 

실제 스타트업 투자정보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블록체인 분야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건은 8건으로 지난해 하반기(18건)보다 큰 폭 줄었다. 올해 주요 투자 유치 건은 온체인 데이터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 개발사 팀블랙버드가 8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블록체인 메잇넷 스타트업 '슈퍼블록'의 총 9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건 등이다.

세계적으로도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는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사 갤럭시디지털의 '크립토&블록체인 벤처캐피탈 Q1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투자액은 약 3조원(24억달러)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6조7000억원(130억달러)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올해 2분기도 2조9000억원(23억2000만달러)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투자 감소 요인으로 금리 상승, 가상자산 가격 하락, FTX파사과 루나 사태 등을 꼽으며 "2023년에 새로운 자금을 조달하는 게 계속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어렵고 규제가 본격화될수록 양극화는 더 빠르게 진행돼 문 닫는 중소업체와 스타트업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제조나 서비스업과 달리 가상자산 산업의 이슈와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다 보니 신사업 경쟁력과 확장성을 갖지 못하는 기업은 점점 더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용순 (cys@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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