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1700회 함께 연주…"우리는 선의의 경쟁자이자 콤비"

장병호 2023. 8. 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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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간 함께 연주한 공연 횟수만 무려 1700여 번.

또한 "24년 동안 1700번이 넘는 수많은 공연과 끊임없는 호기심과 연구로 갈고 닦은 우리 앙상블의 결정체를 최상의 연주로 선보이고 싶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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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첼리스트 홍수경 자매
롯데콘서트홀 '2023 클래식 레볼루션' 출연
실내악단·오케스트라 통해 오랜 기간 호흡 맞춰
"우리 앙상블의 결정체, 최상의 연주로 선보이고파"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4년간 함께 연주한 공연 횟수만 무려 1700여 번. 같은 실내악 앙상블 멤버이자, 오케스트라의 악장과 수석으로 끈끈한 호흡을 자랑한다. 덴마크 국립 오케스트라에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46), 첼리스트 홍수경(46) 자매다.

첼리스트 홍수경(왼쪽),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 (사진=롯데문화재단)
이들은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3 클래식 레볼루션’을 통해 5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두 자매의 롯데콘서트홀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내악 앙상블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 무대(8월 14일), 그리고 인천시향과의 협연(8월 17일)으로 총 2회 무대에 오른다.

홍수진·수경 자매는 최근 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서로가 제일 큰 선의의 경쟁자이자 기둥이 됐고, 외국 생활과 바쁜 연주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삶과 음악의 가장 소중한 조언자가 됐다”며 “1년에 120번 넘게 무대에서 눈과 호흡을 맞추다 보니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텔레파시가 생겼다”고 말했다.

홍수진·수경 자매는 둘 다 1977년생이다. 언니 홍수진이 1월, 동생 홍수경이 12월에 태어났다. ‘음악가족’ 출신으로 피아니스트인 어머니와 성악을 즐겨하시던 치과 의사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매들 모두가 연주자의 길을 걷고 있다. 홍수진·수경 자매는 둘째와 셋째다. 첫째 언니 홍수연은 클라리네티스트, 막내 동생 홍수은은 대전시향 오보에 수석으로 활동 중이다.

클래식계에서 가족이 함께 연주자의 길을 걷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홍수진·수경 자매처럼 같은 단체에서 오랜 기간 함께 활동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홍수진은 2004년, 홍수경은 2009년 덴마크 국립 오케스트라단에 입단해 현재 악장과 첼로 수석을 각각 맡고 있다. 또한 두 자매는 1999년부터 홍수경의 남편인 피아니스트 옌스 엘베케어와 함께 실내악 앙상블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을 결성해 활동 중이다. 뮌헨 ARD 콩쿠르를 비롯한 유수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바이올리니스트 홍수진(왼쪽), 첼리스트 홍수경. (사진=롯데문화재단)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은 현재 유럽·미국·남미·아시아 등 전 세계 각지에서 꾸준히 공연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무대에 설 기회는 많지 않았다. 홍수진·수경 자매는 “23년 전에는 한국 음악계에서 실내악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적었고, 연주 섭외가 다른 곳에서 더 많이 들어와서 한국 활동이 많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최근엔 실내악에 대한 한국 음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은 “동료 실내악 앙상블들이 자주 내한하는 것을 보면서 저희도 한국에서의 활동 계획을 차츰 늘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선 두 자매의 대표곡을 만날 수 있다. 인천시향과의 협연 무대에선 브람스의 이중 협주곡을 연주한다. ‘트리오 콘 브리오 코펜하겐’ 공연에선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제1번, 차이콥스키 피아노 트리오를 선보인다. 두 자매가 그동안 오랫동안 연주해 온 곡이다.

홍수진·수경 자매는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 1번은 20세의 젊은 브람스의 열정과 35년 후 거장이 된 브람스의 손길이 한 곡에 함께 담겨 있는 특별한 곡”이라며 “여러 번의 숙성 과정을 거쳐 우리만의 유니크한(독창적인) 해석을 꾸준히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24년 동안 1700번이 넘는 수많은 공연과 끊임없는 호기심과 연구로 갈고 닦은 우리 앙상블의 결정체를 최상의 연주로 선보이고 싶다”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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