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보고, 많이 들어라 [헐크의 일기]

김동영 2023. 8. 3.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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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23 유소년 포수 육성캠프'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내가 가장 많이 했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많이 보고, 많이 들어라"다.

나이가 많고 일선에서 물러난 사람인데도 이렇게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데 하물며 현장에서 야구하는 어린 선수들이 배우지 않는다면 과연 장래에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야구로 인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둘째 날 어린 선수들을 모아놓고 강연할 때 했던 이야기다.

결국 마지막 날까지 모든 선수들이 내가 이야기했던 것을 다 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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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전 SK 감독. 사진제공 | 헐크파운데이션


[스포츠서울] 이번 ‘2023 유소년 포수 육성캠프’에서 어린 선수들에게 내가 가장 많이 했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많이 보고, 많이 들어라”다. 짧은 4박5일 동안 많은 기대를 갖고 캠프에 참석했을 것이다. ‘여기서 획기적인 기술을 배우지 않을까?’, ‘이번 캠프에 참석하면 남들이 갖고 있지 않는 나만의 놀라운 기술들을 터득하는 것은 아닌가?’ 같은 것들 말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실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비록 짧은 기간이라도 무언가 하나라도 배우고, 하나라도 깨닫는다면 그 선수는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다.

그래서 어린 선수들에게 날마다 “많이 보고, 많이 들어라”고 강조했다. 레전드 포수인 김동수 위원과 강성우 위원이 한마디 한마디가 뼈가 되고 살이 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들 두 분은 평생 그라운드와 삶에서 많은 것을 터득한 레전드다.

김동수 위원이나 강성우 위원이 하는 이야기는 학교에서나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 듣기 힘든 이야기들이다. 최선을 다해 어린 선수들에게 하나라도 더 전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선배들이다. 그러니 허투루 듣지 말고, 하나도 빠트리지 말고 들어야 한다.

이만수 전 SK 감독. 사진제공 | 헐크파운데이션


나 또한 야구를 53년째 하고 있지만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선진 기술들을 후배들이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많이 배우고 매일 기록하고 있다. 내 것만 최고라고 한다면 더 이상 발전은 있을 수가 없다. 이렇게 나이가 많이 들고 일선에 있지 않지만, 후배가 새로운 기술을 갖고 있으면 야구인 선배로서 흥분되고 가슴이 마구 뛴다.

나이가 많고 일선에서 물러난 사람인데도 이렇게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하는데 하물며 현장에서 야구하는 어린 선수들이 배우지 않는다면 과연 장래에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잠깐 편한 것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조금 힘이 들고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해 인내를 갖고 더 열심히 할 것인지는 여러분들이 선택해야 한다.

내가 이번 캠프를 통해 두 번째로 강조한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야구를 통해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스카우트, 전력분석, 트레이너, 행정가, 프런트, 매니저, 지도자, 멘탈코치, 해외 진출, 통역, 통계학, 심판, 어린 선수들에게 멘토가 되어주기, 야구용품 연구하기(배트, 글러브, 볼, 스파이크, 유니폼 등), 그라운드 키퍼, 야구장 운영, 야구장 짓기, 독립리그, 기록원, 프로야구 응원단장, 불펜 포수, 유튜버, 교수, 체육선생님, 주무, 단장·사장·대표, 해설, 스포츠마케팅, 에이전트, 야구전문기자, 야구 전문 책 만들기 등이 있다.

이만수 전 SK 감독. 사진제공 | 헐크파운데이션


이렇게 야구를 갖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무려 31가지가 된다. 왜 야구만 생각하는가? 큰 거목만 바라보면 거목밖에 없는 줄 안다. 그러나 그 거대한 거목이 자라기까지 그 밑에 수많은 뿌리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비록 뿌리가 거목으로 인해 보이지 않지만, 이 세상에는 각자가 할 일들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야구로 인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둘째 날 어린 선수들을 모아놓고 강연할 때 했던 이야기다. 다음날 선수들이 잊지 않도록 계속 한 명씩 붙잡아서 외우도록 했다. 결국 마지막 날까지 모든 선수들이 내가 이야기했던 것을 다 외웠다. 이것만 선수들이 갖고 있으면 미래에 대한 불안하거나 걱정은 덜 할 것이다.

거목 밑에 수많은 뿌리가 있음을 선수들이 자각한다면 앞으로 진학 문제나 사회 진출할 때 큰 무리함이 없이 자신감을 갖고 세상으로 달려갈 수 있을 것이라 자부한다. 또한 이 세상에는 각자의 역할이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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