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03승’ 다르빗슈 추격할 수 있을까…1741억원에 만족? 한화 유턴하면 끝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년2개월만의 복귀전은 패전이었다. 그러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승수시계는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 경기서 1년2개월만에 돌아왔다. 5이닝 9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볼넷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토론토의 6선발로테이션이 시즌 마지막까지 이어질 경우, 류현진은 약 9경기 정도 더 나갈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의 최근 가장 마지막 승리는 2022년 5월27일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였다. 무려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 만들어낸 승리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75승이었다. 여기서 1년2개월간 전진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레스)는 부지런히 승수를 쌓았다. 다르빗슈는 2021시즌까지 79승으로 류현진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류현진보다 1년 먼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우여곡절이 심했다. 공교롭게도 2022시즌에 16승을 쌓으면서 확 달아났다. 그리고 올 시즌에도 8승을 따냈다. 6월10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서 개인통산 100승을 수확했다.
▲아시아 메이저리거 통산 최다승 탑10
박찬호/한국/124승 98패/평균자책점 4.36/1993이닝
노모 히데오/일본/123승 109패/평균자책점 4.24/1976⅓이닝
다르빗슈 유/일본/103승 82패/평균자책점 3.57/1595⅓이닝
구로다 히데키/일본/79승 79패/평균자책점 3.45/1319이닝
다나카 마사히로/일본/78승 46패/평균자책점 3.74/1054⅓이닝
류현진/한국/75승45패/평균자책점 3.27/1003⅓이닝
왕젠밍/대만/68승34패/평균자책점 4.36/845⅔이닝
이와쿠마 히사시/일본/63승39패/평균자책점 3.42/883⅔이닝
마에다 겐타/일본/61승47패/평균자책점 3.92/815⅔이닝
천웨인/대만/59승51패/평균자책점 4.18/1064⅔이닝
역사적인 날이었다. 박찬호(124승), 노모 히데오(123승)에 이어 아시아 투수 메이저리거 역대 세 번째 통산 100승이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부터 2010년대 전후로 활약한 박찬호와 노모를 오랜만에 소환했다.
그렇다면 아시아 투수 메이저리거의 통산 100승 4호는 누구일까. 현실적으로 류현진이라고 봐야 한다. 1년2개월간 승수 추가를 하지 못했지만, 현 시점에서 류현진에게 근접한 아시아투수가 없다. 오타니도 아직 통산 37승이다.
그런데 엄청난 변수가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마치면 토론토와 4년 8000만달러 계약이 끝난다. 올 시즌 잔여 경기서 좋은 활약을 펼쳐도 80승 정도 돌파가 예상된다. 이럴 경우 구로다 히데키(79승), 다나카 마사히로(78승)를 넘어설 수는 있다. 그러나 어쨌든 100승은 다음 계약기간에 도전해야 한다.
류현진도 36세의 베테랑이다. 사실 업계의 최고 관심사는 류현진이 2023-2024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나갈지, 아니면 친정 한화 유턴을 택할 것인지 여부다. 2006년 데뷔, 2012시즌을 끝으로 한미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FA 신분이 아니어서, 류현진의 KBO에서의 보류권은 한화가 갖고 있다. 국내에 돌아오면 무조건 한화와 계약해야 한다.
류현진은 과거 선수생활의 마무리는 무조건 한화에서 하겠다고 밝혔던 적이 있다. 본인도 한화에 대한 애정이 상당하다. 2022시즌을 앞두고 직장폐쇄가 됐을 때 한화의 거제, 대전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도 했다.
류현진이 올 겨울 어떤 선택을 내릴지 현 시점에선 판단하기 어렵다. 메이저리그에서 11년간 연봉만 총 1억3390만달러(약 1741억원)를 벌었다. 전성기 퍼포먼스를 낼 때 사이영상을 못 받은 게 아쉽지만, 2019년에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은 실력만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할 만큼 했다는 시선이 있다.
반대로 류현진이 이번 토미 존 수술과 재활 이후 완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메이저리거의 삶을 연장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전성기를 넘긴 건 분명해서, 토론토에서 받은 만큼의 계약을 받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이제 류현진에게 중요한 건 어쩌면 돈보다 명예다. 1~2년 계약을 통해 어느 팀에서든 마지막 도전에 나설 수도 있다.
분명한 건 류현진이 올 겨울 한화 유턴을 택하면 박찬호를 잇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2호 통산 100승 주인공은 당분간(어쩌면 영원히) 기약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반면 메이저리거의 삶을 연장할 경우 최후의 목표가 100승 달성이라고 봐야 한다. 124승으로 아직도 아시아 메이저리거 통산 최다승 1위를 유지하는 박찬호의 존재감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
현 시점에서 박찬호의 아성을 넘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주인공은 다르빗슈다. 37세로 류현진보다 1살 많은데, 올해 샌디에이고로부터 6년 1억800만달러 연장계약을 받았다. 42세까지 현역이 보장된 셈이다. 올 시즌 8승7패 평균자책점 4.53으로 작년보다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다. 그러나 103승의 다르빗슈가 6년간 꾸준히 뛰면 노모와 박찬호를 차례로 넘어 아시아 메이저리거 통산 최다승 1위에 오르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인다. 류현진이 다르빗슈를 견제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심사다.
[류현진과 다르빗슈.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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