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면 돌로 찍기"···여수 두 남자, 허벅지 괴사사건의 전말

'게임머니' 갈등 해결하고자 내기 벌여···'피해승낙확인서' 각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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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자동차 전용도로 졸음쉼터에서 3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또 다른 30대 남성 1명이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는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이 ‘게임머니’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겠다며 약 2주에 걸쳐 잠에 들면 둔기로 상대방의 허벅지를 가격하는 내기를 벌였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A(31)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40분께 여수시 한 자동차전용도로 졸음쉼터에 정차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조수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A 씨는 허벅지 상처에 의한 패혈증과 과다출혈이 사망원인으로 나타났다. 차량에 함께 탑승했던 B(30) 씨로 허벅지 괴사로 중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두 사람이 2020년께부터 온라인게임을 통해 알고 지내던 중 채무 관련 분쟁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은 온라인게임을 하면서 종종 게임머니와 현금 등을 서로 빌려주곤 했다. 하지만 최근 정산 과정에서 생각하는 채권·채무액이 달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끝장을 보겠다며 두 사람은 약 3주 간 동행하며 논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상대방이 잠이 들면 뺨을 때리거나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 상대방 허벅지를 돌로 내리치기도 했다.

내기는 2주 가량 이어졌고 두 사람의 허벅지에는 피부 괴사가 일어났다. 결국 A 씨는 둔기 가격으로 인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A 씨가 숨지자 B 씨는 이를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B 씨 역시 허벅지 패혈증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한편 경찰은 차량 내부에서 두 사람이 작성한 ‘피해승낙확인서’라는 각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해당 각서에는 서로의 폭행에 따른 피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경찰은 “서로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가 있어도 효력은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B 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입건하고 의식이 회복되는 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차민주 인턴기자 mj01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