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정시한 폭탄 터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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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보는 그 누구라도 미국이 매우 심각한 장기 재정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이하 현지시간) 이 말이 전날 피치의 미 신용등급 강등 뒤 나온 것이 아니라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 신용등급을 강등한 뒤 벤 버냉키 당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미 재정적자 시한폭탄 문제가 하루 이틀 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WSJ은 이번 등급 강등으로 연방정부 재정적자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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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보는 그 누구라도 미국이 매우 심각한 장기 재정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이하 현지시간) 이 말이 전날 피치의 미 신용등급 강등 뒤 나온 것이 아니라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 신용등급을 강등한 뒤 벤 버냉키 당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미 재정적자 시한폭탄 문제가 하루 이틀 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WSJ은 이번 등급 강등으로 연방정부 재정적자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게 됐다고 전했다.
역설적이게도 이같은 금융시장 혼란은 되레 매력적인 매수 기회로 작용해왔다.
S&P가 미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해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의 경고가 나왔던 2011년 8월 뉴욕증시가 붕괴하면서 공식적인 약세장에 근접했지만 투자자들은 신용등급 강등으로 더 위험해진 국채 매수에 몰렸다.
뉴욕증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록 등급 강등 뒤 두어달 더 혼란을 겪었지만 이후 11년 장기 상승의 발판이 다져지는 계기가 됐다.
WSJ은 투자자들이 미 재정적자에 대한 신용평가사들의 경고와 등급 강등을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 쯤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렇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2007년 미 의회예산국(CBO)은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10년 안에 국내총생산(GDP)의 22%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2008~2009년 금융위기 여파로 2011년 재정적자는 76% 수준으로 폭증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완화를 위한 대규모 재정지원까지 겹쳐 조만간 100%를 넘어설 전망이다.
재정적자가 치솟고 있지만 미국인들은 그 부담을 별로 느끼지 못한다. 바로 연준의 이례적인 저금리 기조 덕분이었다. 연준은 2020년에는 제로금리 정책을 펴기도 했다.
미 재정지출에서 이자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재정적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지금보다도 오히려 1990년대 초반에 더 높았다.
이는 그러나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지난해 3월 이후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이제 서서히 미 정부도 재정적자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CBO는 미국의 재정적자 순이자 지출이 내년 9월 마감하는 2024회계연도에는 7450억달러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방위비를 제외한 연방정부 재량적 재정지출의 약 4분의3을 차지하는 규모다.
이자를 내고 나면 정부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재정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금융위기 같은 새로운 시련이 닥칠 경우 정부의 운신의 폭이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등급 강등 충격이 일시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채권시장이 다르게 반응하고 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등급 강등 뒤 국채 수요가 급락하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큰 폭으로 뛴 것이다. 연중 최고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수익률이 치솟았다.
그렇다고 미국이 비자발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치달을 우려는 없다. 기축통화인 달러를 언제든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민간 투자가 위축되고, 주식시장은 침체를 피할 수 없다.
미국이 재정적자로 디폴트하지 않더라도 재정악화의 부작용을 피할 수는 없다.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은 미 재정적자 시한폭탄이 터질 때가 이전보다 가까워졌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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