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브릭스 가입신청… 中-러의 ‘反美연대 확장’에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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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의 대표적 반미(反美) 국가로 꼽히는 베네수엘라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입을 공식 신청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 중심 '일극 체제' 세계 질서의 '다극 체제' 재편을 꾀하면서 브릭스를 그 핵심 수단으로 삼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일 방영된 TV 홍보 프로그램 '마두로와 함께 플러스'에서 "브릭스 그룹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세계 통합 블록을 목표로 한 (브릭스) 측이 우리 요청을 잘 고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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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손잡고 국제무대 복귀 시도
中-러의 영향력 확대에 힘 실어
美중심 G7과 패권 경쟁 가속
● 마두로 “브릭스는 새 다극화 세계”
마두로 대통령은 “지정학적 조건을 고려할 때 브릭스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며 브릭스가 다극화 세계를 실현할 수 있는 역동적인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연이 확대된 ‘브릭스 플러스(+)’를 통해 국제사회 세력 균형을 촉진해야 한다. 베네수엘라는 브릭스를 지원하고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두로 대통령은 불법 선거와 독재를 이유로 한 미국의 제재로 수년간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었다. 그런 그가 브릭스 가입 의지를 굳힌 배경에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올 5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 12개국 정상회의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베네수엘라는) 브릭스 일원이 되기를 원한다. 새로운 세계 지정학 건설에 동참하고 싶다”고 밝혔다. 남미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정치 물결)’의 중심에 있는 룰라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측의) 공식 요청이 있으면 브릭스에 (그 안건을) 가져가겠다. 저는 찬성한다”고 화답했다.
러시아는 22∼24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확대 방안이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일 “갈수록 많은 국가가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히고 있기에 이는 매우 중요한 주제”라고 말했다.
● 美 맞서 회원국 확대하는 브릭스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릭스 5개 회원국은 베네수엘라 이외에도 회원 확대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의 전방위적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이 적극적이다. 중국은 남반구 및 북반구 저(低)위도 지역 저개발국을 일컫는 ‘글로벌 사우스’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브릭스 회원국 간 거래의 결제 수단으로 중국 위안화 사용을 유도하면서 미국 ‘달러 패권’에 맞서겠다는 구상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경제적, 외교적으로 서방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도 우군을 끌어들일 기회로 여기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북한 쿠바 시리아 이란과 함께 미 정부가 지정한 ‘대(對)테러 비협력국’이다. 브릭스 가입이 성사된다면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미국 견제의 주요한 무기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통적으로 미국 우방이지만 최근 몇 년간 인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중동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도 브릭스 가입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 에너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아프리카 알제리 또한 지난달 “세계 경제 발전 추세를 따르겠다”며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혔다.
브릭스 자체 집계에 따르면 현재 가입을 신청한 국가는 22개국이며 관심을 밝힌 국가도 약 40개국이다. 이 국가들은 주로 중국의 경제 협력과 지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브릭스 5개 회원국의 면적은 세계 면적의 26%,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GDP 총합의 23%나 된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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