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존 이론·영구기관… 발표 후 엉터리로 드러나
과거에도 획기적인 과학 연구 성과를 올렸다며 대중적 관심을 모은 연구 사례들이 많았다. 국제 학술지에 투고해 동료 연구자들의 검증을 받기 전 언론에 먼저 연구 결과를 알리는 식으로 홍보해 이목부터 끄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은 객관적 실험에 기반을 두지 않았거나 연구 데이터를 조작한 엉터리로 판명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07년 치과 의사 출신 아마추어 과학자가 주장한 ‘제로존 이론’이다. 빛의 속도(c), 시간 기본 단위 초(s), 플랑크상수(h) 등을 모두 숫자 1로 치환해 복잡한 우주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는 이론이었다. 당시 한 월간지에 ‘노벨상 0순위’라는 제목으로 소개돼 관심을 끌었지만, 한국물리학회 등에서 학문적 가치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영구 동력 기관’처럼 기본적 과학 법칙에 위배되는 연구에 성공했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는다. 열역학 법칙에 따르면 외부 에너지 투입 없이 무한하게 작동하는 기관은 제작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특허청에는 매년 수십 건씩의 영구기관 특허가 출원된다. 한 벤처기업은 지난 2008년 지하철역 환풍구 바람으로 풍력발전을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내 서울메트로에서 사업 추진까지 검토했다. 하지만 이 역시 과학적 근거가 없어 무산됐다. 환풍구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면 공기 흐름이 일부 막혀 환풍기 출력을 더 높여야 하는데 이때 들어가는 전력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사업성이 없다.
과학계 관계자는 “네이처, 사이언스 같은 권위 있는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라도 검증을 거쳐 잘못된 연구로 판명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동료 심사를 거쳐 논문을 출간한 뒤에도 다른 과학자가 재현해 같은 결과를 얻어야 과학적으로 확인됐다고 봐야 하고, 논문이 있다고 노벨상감이라거나 절대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사이비’라고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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