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vs 우주, 테러 vs 재난… “오감 자극, 스크린 앞으로”

최지선 기자 2023. 8. 3. 0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비주얼 전쟁.'

엔데믹 이후 첫 여름 성수기를 맞아 펼쳐지는 한국 대작 영화 4편의 진검승부는 '누가 더 관객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느냐'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밀수'(지난달 26일 개봉), '더문'(2일 개봉),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9일 개봉)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감독들이 만든 이 영화들은 팬데믹 시기 휴대전화 화면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시청하는 데 익숙해진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다시 데려오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극장가 한국영화 빅4 진검승부… 밀수, 야외수조세트에 배 띄워 촬영
더 문, 아이맥스관선 우주 체험 느낌
비공식작전, 이국적 풍경-추격신 강조
콘크리트 유토피아, 폐허된 ‘서울 CG’ 눈길

‘비주얼 전쟁.’

엔데믹 이후 첫 여름 성수기를 맞아 펼쳐지는 한국 대작 영화 4편의 진검승부는 ‘누가 더 관객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느냐’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밀수’(지난달 26일 개봉), ‘더문’(2일 개봉),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9일 개봉)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감독들이 만든 이 영화들은 팬데믹 시기 휴대전화 화면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시청하는 데 익숙해진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다시 데려오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투자·제작사 관계자들은 “이전에는 100만, 200만 관객은 거뜬히 넘었을 작품들이 고전하는 걸 보면서 스크린만이 줄 수 있는 압도적 볼거리의 매력을 극대화한 영화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오감 자극하는 스크린용 영화

김용화 감독의 ‘더 문’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은 달과 우주를 생생하게 구현했다. 달에 착륙하는 장면에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의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구해 지구 중력의 6분의 1 상황에서 먼지의 흩날림 규모와 속도까지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우주에서 훨씬 더 날카로운 빛의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조명도 최소한으로 사용했다. 주인공 선우 역의 도경수는 와이어에 매달려 실감 나는 무중력 연기를 했다. 달 표면에서 걷는 장면은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니라 실제로 몸에 힘을 주며 느릿느릿 걸었다고 한다. 특히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면 실제로 우주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통상 쓰이는 것보다 높은 6.5K 해상도의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 빛을 발한다.

사운드에도 힘을 줬다. 김 감독은 “우주는 진공 상태지만 영화의 생동감을 위해 약 700개의 오디오 채널을 통해 소리를 표현했다”고 했다.

류승완 감독의 ‘밀수’
해녀들이 주인공인 류승완 감독의 ‘밀수’는 실감 나는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CG를 덜고 야외 수조 세트에 실제 배를 띄워 촬영했다. 굴착기로 수면을 때려 만든 파도 역시 진짜 바다처럼 느껴진다. 영화의 백미인 바닷속 액션 장면에서 배우들은 육지에선 보기 어려운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특히 수직적인 움직임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수중 발레 전문가들로 액션팀을 구성했다. 화면 비율이 영화 초반부 1.85:1이었다가 뒤에 2.39:1로 변경되는 것도 특징이다. 류 감독은 “영화 속 과거와 3년 후를 구분하기 위해 비율을 바꿨다”고 했다. 풍부한 극장용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듣는 1970년대 OST도 귀를 즐겁게 한다. 가수 장기하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개봉 일주일 만인 1일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 해외 로케 ‘정공’ vs 참신한 소재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은 영화의 70%를 모로코와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촬영해 이국적인 풍경을 강조했다. 외교관이 동료를 구출한다는 설정답게 투박하면서도 강렬한 액션과 자동차 추격 장면으로 승부를 걸었다. 실제 좁은 모로코 골목을 차로 도주하는 장면은 ‘미션 임파서블7’의 레이싱 장면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박진감을 준다. 야간 추격신은 한 장면을 촬영하는 데 2주가 걸렸다고 한다. 해 질 무렵 땅과 하늘의 색깔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서다.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참신한 소재로 풀어냈다. 대지진으로 모든 건물이 무너지지만 ‘황궁아파트’만 살아남으며 벌어지는 사람들 간의 갈등을 그렸다. 완전히 폐허가 된 서울 모습을 구현한 CG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제작진이 직접 서울 곳곳을 찍은 사진을 토대로 지진이 난 실제 현장 자료를 참고해 2년여에 걸쳐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한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