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는 증권” 美연방법원 판결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3. 8. 3.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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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범죄 증권법 처벌 길 열려… ‘테라’ 권도형, 美서 재판 전망

미국 법원에서 ‘가상 화폐는 어떤 경우에서든 증권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 규정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뚜렷한 처벌 방법이 없었던 가상 화폐 관련 범죄들을 증권법으로 다스릴 수 있는 길을 열어 준 것이다. 이에 따라 가상 화폐 ‘테라’의 폭락 사태를 일으킨 권도형 테라폼랩스 설립자도 미국에서 재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의 제드 레이코프 판사는 지난달 31일 “가상 화폐를 판매 방식에 따라 증권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어떤 플랫폼에서 누구에 판매됐는지와 무관하게 가상 화폐는 증권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레이코프 판사의 판결은 이날 권도형 테라폼랩스 설립자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하면서 나왔다. 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테라 폭락 사태와 관련해 권씨와 테라폼랩스를 무기명 증권 제공·판매를 통해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권씨는 ‘테라는 증권이 아니기 때문에 SEC의 소송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SEC의 소송을 기각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레이코프 판사는 권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SEC의 소송이 정당하다고 판결한 것이다.

레이코프 판사의 판결은 약 3주 전 가상 화폐의 증권성을 일부 인정하지 않는 취지의 지방법원 판결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달 13일 뉴욕 지방법원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는 가상 화폐 리플(XRP)과 관련된 소송에서 “헤지펀드 등 기관 투자자의 거래는 증권법 적용 대상이지만, 일반 투자자가 거래하는 리플은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날 레이코프 판사는 이 판결을 언급하며 “유사한 사건에서 다른 판사가 최근 채택한 방식을 거부한다”고 했다.

이번 판결로 SEC의 가상 화폐 규제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SEC는 미국 최대 가상 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증권법을 위반했다며 법정 다툼을 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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