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돌아왔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지난해 6월 만 35세였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을 때만 해도 그의 야구 인생이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고등학생 시절 한 차례, MLB(미 프로야구)에 와서도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큰 수술을 경험한 그가 또 수술대에 올라 1년 넘는 재활을 거친 뒤 다시 좋은 모습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었다. 하지만 여러 차례 부상을 딛고 보란 듯 재기했던 류현진은 이번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는 2일(한국 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벌인 MLB 홈 경기에 426일 만에 선발 등판해 80개의 공을 던지며 건재를 과시했다.
투구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1회부터 첫 두 타자에게 연속 2루타를 허용하는 등 장타 4개를 내줬다. 6회엔 상대 선두 타자 거너 헨더슨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5이닝 동안 안타 9개(1홈런)와 볼넷 1개를 내주며 4실점. 특히 주무기인 체인지업 제구가 잘되지 않아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았다.
직구 구속도 부상 이전만큼 올라오지 못했다. 이날 최고 구속은 시속 91마일(약 146㎞), 직구 평균은 89마일(약 143㎞)이었다. 미국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류현진의 구속이 앞으로 얼마나 더 올라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커브는 위력을 발휘했다. 류현진은 적재적소에 20개의 커브를 던지며 상대 타선을 막아냈다.
블루제이스가 3대13으로 지면서 그는 패전 투수가 됐다.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지만, 류현진은 복귀 자체에 의미를 뒀다. 그는 “돌아와 5이닝을 던진 것만으로도 너무 만족스럽다. 구속은 1~2마일 더 올라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 일간지 토론토 선은 “류현진의 복귀전은 인내의 승리”라며 “2~3차례 더 등판한 뒤에야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코리안 몬스터’의 복귀는 가을 야구를 노리는 블루제이스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블루제이스는 현재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순위에서 3위(59승49패)에 올라있다. MLB에선 각 지구 1위 팀들이 포스트시즌에 직행하고, 그 외 팀들끼리 승률로 순위를 매겨 상위 3위 팀이 와일드카드전에 나간다. MLB닷컴은 “트레이드 시장에서 큰 전력 보강을 하지 못한 블루제이스에 류현진의 복귀가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평했다.
2020년 4년 8000만달러(약 1038억원)에 LA 다저스에서 블루제이스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류현진은 올해가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이적 첫해엔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코로나 단축 시즌)로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르며 활약했지만, 2021년엔 평균 자책점이 4.37로 급등했고, 지난해엔 6경기에 출전한 뒤 수술대에 올라 1년 넘게 전력에서 이탈했다. MLB 무대를 더 누비기 위해선 남은 시즌 활약이 절실하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존 슈나이더 블루제이스 감독은 “류현진은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더 좋아졌다”며 “그가 돌아와 모든 팀원들이 행복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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