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자신에게 한계를 두지 마라
‘내가 과연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는가? 실패하든 성공하든 일단 부딪쳐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며 포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공자의 제자 염구는 후자였던 모양이다. 그는 스승 공자의 가르침을 배우고 따라 실천하고 싶지만 힘이 부족해 자신이 없다고 말한다.(논어 ‘옹야’편)
그러자 공자가 염구를 꾸짖었다. 좋아하는 일이 생겼다면 힘이 넘치든 부족하든 일단 그 길로 나아가야지, 왜 시작조차 하지 않고 ‘나는 못해’라며 한계부터 긋느냐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에 내 자질과 능력이 정말 역부족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판단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아내 본 뒤에야, 그야말로 하얗게 불태운 후에야 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염구의 질문은 배움에 관한 것이다. 배우고자 노력해보지도 않고 포기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이 스승과 제자의 대화를 보고, 공자가 ‘노력 만능론’에 빠진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공자 같은 위대한 성인(聖人)이 어떻게 평범한 제자의 마음을 알겠냐는 반응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자는 그 누구보다 노력했던 사람이다. 죽간을 엮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독서에 심취해 ‘위편삼절(韋編三絶)’이란 고사성어를 만들어냈고 “배우지 않을지언정 일단 배우고자 한다면, 능하지 않고서는 그만두지 말라”며 “다른 사람이 한 번에 잘하면 나는 백 번을 하며 다른 사람이 열 번에 잘하면 나는 천 번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자는 이 말을 실천한 인물이다.
우리가 흔히 역사 속 위인들은 남이 따라 할 수 없는 천부적인 능력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들과 우리 사이에는 양적인 차이가 더 크게 놓여 있다. 스웨덴의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손에 따르면 천재라 불린 사람들의 지능지수는 평균 상위 14% 정도로, 이들은 보통 사람보다 5배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다고 한다. 좋은 환경과 남다른 노하우, 효과적인 인풋 전략도 있었겠지만 기본적으로 노력의 양이 어마어마했다는 것이다. 프로이트가 45년간 330건의 논문을 쓰고, 볼테르는 2만1천통의 편지를 썼으며, 에디슨은 1천93건의 특허권을 냈다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음악사의 최고 천재로 꼽히는 모차르트도 유명한 작곡가의 음악치고 수십번 듣고 연구하지 않은 작품은 없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정도였다.
무릇 한계를 넘어서려면 한계까지 자신을 내몰아야 한다. 아니, 처음부터 한계를 긋지 말아야 한다. ‘나는 이 정도밖에 할 수 없어’라고 선을 긋는 순간 절대로 그 선 이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그러니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 정 힘이 부족하면 공자의 말처럼 주저앉으면 그만이다. 나에게 힘이 남아 있는 한 끈질기게 나아가야 한다. 어느새 한계선이 출발선으로 바뀌는 놀라운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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